몸을 생각한다면 소금 줄인 식품, 설탕 뺀 음료
한국인들의 짜고 맵게 먹는 식습관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달게 먹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1인당 하루 당류(糖類) 섭취량은 2011년 기준 65.3g이었다. 당류는 크게 천연당과 첨가당으로 구분된다. 천연당은 과일 우유 등을 통해 섭취되며 첨가당은 과자 빵 아이스크림 커피 음료 등을 통해 섭취된다. 한국인이 하루에 먹는 65.3g의 당류 중 첨가당은 35g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는 하루 섭취 첨가당은 25g. 한국인은 WHO 권고량보다 40% 이상 달게 먹고 있는 것이다.

당류 가운데 첨가당을 많이 섭취할 경우 충치나 비만은 물론 당뇨병과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당류 과다 섭취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자 식품업계도 제품에 당류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한국야쿠르트다. 발효유 전문기업인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당 함량을 대폭 낮춘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선보인 ‘야쿠르트 라이트’는 기존 ‘야쿠르트 400’을 리뉴얼한 제품으로 당 함량을 50% 이상 낮췄다. 100mL 기준으로 당 함량은 이전 제품이 12.5g이었지만 새 제품은 6g으로 낮아졌다. 이 회사의 ‘세븐 허니’ 당 함량도 기존 제품 11.1g에서 8g으로 낮아졌다.

라면업체들은 나트륨을 줄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농심은 대표 제품인 ‘신라면’(120g)의 나트륨 함량을 2007년 2100㎎에서 올 상반기엔 1790㎎으로 낮췄다. 14.8% 줄인 것이다. 농심은 ‘신라면큰사발’(114g)의 경우 같은 기간 32.6%, 육개장사발면은 21.7% 낮췄다고 전했다. 팔도 역시 ‘팔도비빔면 컵’의 나트륨 함량을 20% 줄였다.

대상은 최근 나트륨 함량을 일반 김치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춘 ‘종가집 매일매일 건강한 김치’를 새롭게 내놨다. 단순히 소금과 양념을 덜 넣은 것이 아니라 발효에 필요한 최소한의 염분만 남겨두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 이 회사 이상철 대표는 “저나트륨 김치로 수출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첨가물을 넣지 않아 건강을 도모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동원F&B는 올해부터 합성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캔햄 ‘리챔자연레시피’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일동후디스는 ‘아기밀냠냠유기농쌀과자’에서 합성첨가물 소금 기름은 물론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글루텐 트랜스지방 등을 모두 뺐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이제는 설탕과 소금 등을 적게 넣어야 잘 팔리는 시대”라며 “당류와 나트륨 저감 경쟁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