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펴낸 '쉬운 경제교과서' 인기
‘1980년대 중반까지 커피숍 산업은 주로 장소에 의해 차별화됐다. 고객은 특정 커피숍이 사무실에서 가깝거나 직장으로 가는 도중에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 (중략) 스타벅스는 1987년 시애틀에서 15개 점포로 시작, 2005년 전 세계에 9000개 점포로 성장해 미국의 카페인 섭취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가히 스타벅스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고등학생용 경제교재 《차세대 경제》(사진)의 한 대목이다. 이 책은 ‘시장 경제의 이해’란 단원에서 독점적 경쟁시장의 개념을 스타벅스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 그런데 이런 사례는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네 개 검정교과서에선 찾아볼 수 없다. ‘특정한 정치성향을 띠는 사람이나 기업명을 쓰면 안된다’는 교과서 집필 방침 때문이다.

전경련이 지난 7월 말 펴낸 《차세대 경제》 개정판이 중·고등학교 사회과 교사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전경련은 《차세대 경제》 개정판 발간 한 달여 만에 일선 고교 교사들로부터 2600권을 주문받았다고 17일 발표했다. 《차세대 경제》는 2007년에 발간된 경제교재다. 전경련은 딱딱한 내용과 개념 설명 위주였던 기존 고교 경제교과서와 달리 실제 기업과 기업인들의 사례를 통해 경제 개념을 알리자는 취지로 책을 펴냈다.

내용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일선 사회과 교사들로부터 2007년부터 매년 4000여권씩 주문을 받았다. 이번 개정판에는 검정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는 생생한 사례들이 추가됐다. 예를 들어 ‘국제수지’ 개념을 설명하는 단락에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류현진 선수(LA다저스)를 사례로 든다.

류현진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6년간 3600만달러를 받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소득은 국제수지 중 어느 항목에 해당하느냐를 묻는 식이다. ‘창조경제와 창의성’을 설명하는 단락에선 미국 대중가수 레이디 가가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돈나 등 친숙한 인물들을 소개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