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삼성…중저가폰 대반격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시장을 빼앗긴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새로운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를 오는 10월 말께 선보이기로 했다. 고가 제품인 갤럭시S처럼 갤럭시 뒤에 알파벳을 붙이는 형태다. 가격은 30만원 정도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의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다음달 말 중국 인도를 비롯한 세계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의 갤럭시S 파생모델이나 나라별 특화 중저가 제품이 아닌 통일된 중저가 브랜드와 전략상품으로 대대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나서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국 제품과 가격대는 비슷하면서 성능은 더 좋은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앞세워 2분기 레노버에 내준 저가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새 브랜드를 앞세워 중저가 스마트폰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것은 연간 2억대 생산 규모의 베트남 휴대폰 공장을 활용하면 중국 업체에 뒤지지 않는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또 2010년 갤럭시S 시리즈를 내놓은 이후 다양한 소프트웨어 노하우를 축적한 만큼 중국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나라별 특화모델 등 수십종에 달하는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 수도 크게 줄일 계획이다. 모델 수가 줄면 마케팅과 재고 관리가 쉬워진다. 시장에서는 지난 2분기 삼성전자 실적 악화의 한 요인으로 스마트폰 재고 관리 실패를 꼽고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