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화취(식품이 산화돼 발생하는 냄새)' 문제로 홍역을 치른 오비맥주가 품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품질 최우선주의'를 새 경영 목표로 세우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사진)은 16일 서울 중구 더 프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일부 카스 제품에 대한 불만 등으로 소비자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글로벌 1등 맥주기업인 에이비(AB) 인베브와의 재통합을 계기로 생산, 구매, 물류, 유통 전 과정에 걸친 품질 관리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산화취' 홍역 오비맥주, 품질 최우선주의 목표…1200억 투입
다른 어떤 가치보다 '품질'로 먼저 인정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장 사장은 "엄격하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AB 인베브의 '글로벌 품질인증 프로그램(VPO)'을 적용, '카스'와 'OB골든라거' 등 오비맥주의 모든 브랜드를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 세계적인 톱 브랜드와 똑같은 품질기준에 맞춰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이와 관련, 품질 관리 부문에만 약 12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경기 이천, 충북 청원, 광주광역시 등 3개 지역 공장의 관련 설비 및 운영 시스템을 AB인베브 기준에 맞춰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장 사장은 말했다.

이번에 도입하는 품질 강화 방안은 ▲각 맥주 브랜드 홈페이지에 맥주 상세 원재료 공개 ▲맥주 제품 패키지에 생산 담당자 실명 표기 ▲'선입선출(先入先出) 물류바코드 시스템' 등이다.

또 지난해 12월 청원공장이 맥주업계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이천·광주 공장도 올해 중 HACCP 인증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와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과의 '상생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장 사장은 "AB인베브 소속의 세계적인 브루마스터를 국내에 초청, 소규모 맥주전문점(마이크로 브루어리)과 맥주 관련 창업 희망자, 맥주 만들기 동호회 회원,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맥주 양조에 관한 노하우와 기술을 교육하고 전수하는 '상생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했다"며 "맥주 분야의 상생협력을 기본 목표로 국내 맥주산업 전반의 품질 경쟁력도 한 단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아무리 탁월한 마케팅이나 영업전략도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최상의 품질로 꾸준히 소비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불거진 하이트맥주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경쟁사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경쟁사보다 오비맥주의 계획과 목표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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