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勞使 서울역 광장서 동시 집회 > 한국철도공사 측이 서울역 광장에서 경영정상화 대책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하는 ‘철도 한마당 결의대회’를 연 15일 오전, 이에 반발한 노조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맞대응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勞使 서울역 광장서 동시 집회 > 한국철도공사 측이 서울역 광장에서 경영정상화 대책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하는 ‘철도 한마당 결의대회’를 연 15일 오전, 이에 반발한 노조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맞대응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의 집행부로는 더 이상 안 됩니다. 관리자는 악(惡)이고 노조간부는 선(善)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조합원들을 교육시키고, 철도를 앞장서 망치고 있는 파렴치한 인간OOO들입니다.” “비판글은 전부 삭제하고 IP까지 차단시켰네요. 이것이 과연 민주노조입니까.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차단시키는 독재정권과 다를 게 무엇입니까.”(전국철도노동조합 홈페이지 조합원광장)

지난달 1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가 무려 39차례의 교섭 끝에 이끌어냈던 방만경영 정상화 합의가 노노(勞勞) 갈등으로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기존에 사측과 합의를 이끌었던 집행부가 불신임돼 쫓겨나고 등장한 임시 집행부에 대한 노조원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내부 갈등은 노사 대표 간 서명이 끝난 직후 시작됐다. 당시 노사는 퇴직금 산정 방식을 제외한 15개 항목에 합의했으나, 이후 열린 조합원총회에서 강경파에 의해 집행부가 불신임되면서 사퇴했고, 직무대리 체제로 전환한 새 집행부는 최종 합의는 새 집행부가 들어서야 가능하다며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코레일 노조는 16일 오후 2시 집행부 선거 일정 논의를 위한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놓은 상태다.

집행부와 뜻을 달리하는 노조원들이 행동에 나섰다. 코레일에 따르면 15일 서울역, 대전역 등 전국 5곳에서는 임직원 1만여명이 모여 경영정상화 합의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원들이 모여 노조 집행부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선 것이다. 코레일 전체 직원은 2만7000여명. 이 가운데 노조원은 2만1000명으로, 최소 4000명 이상의 노조원이 참가했다. 최근 코레일이 진행한 노사 합의안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에서는 1만2048명(91%)이 찬성을, 1205명(9%)만이 반대했다.

공기업 개혁 중점관리기관 18곳 중 노사 합의가 안 된 곳은 코레일이 유일하다. 정부가 정해 놓은 최종 시한은 이달 20일이다. 합의가 안 될 경우 정부는 경영평가 꼴찌(E) 등급은 물론 내년도 임금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당장 내년도 임금 동결과 성과급 축소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집행부의 강경한 노조활동에 불만을 품고 사측 행사에 대거 참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