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목요일' 지나면…증시 달달? 덜덜?
투자자들이 살얼음판 걷듯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15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3조1200억원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보다 25%가량 줄었다. 당장 오는 18일 ‘슈퍼 목요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인상을 언급할지, 그 반대편에선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현실로 나타날지 등등 증시에 장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중대한 결정이 이날 이뤄진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입찰도 더해져 시장에선 눈치 보기가 치열하다.

◆美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

‘슈퍼 목요일’을 사흘 앞둔 15일 코스피지수는 6.04포인트(0.30%) 떨어진 2035.82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04억원, 1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장중 2028.8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슈퍼 목요일인 18일까지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 FOMC회의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성명서에 계속 담겨온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문구가 또 나타날지가 관심이다. 이 부분이 삭제된다면 금리인상 시점은 내년 6~7월에서 3~4개월 당겨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 달러 강세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신흥국 주식을 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에 갇힐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이 결정되면 영국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외국계 자금의 비중에서 영국계는 8.2%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영국계 자금의 경우 헤지펀드 비중이 높아 자금 이동이 빈번한 편이어서 스코틀랜드가 독립한다면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발표되는 ECB의 TLTRO 입찰 결과도 관심이다. TLTRO는 6월에 ECB가 경기 부양을 위해 민간기업, 가계에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기 위해 마련한 대출 프로그램이다. 입찰 결과 1000억유로 이하의 부진한 성적을 거둔다면 유럽 유동성 공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확실성 제거” 낙관론도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 확산된 과도한 불안심리를 해소할 기회가 될 것이란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FOMC가 문구를 유지할 경우 미국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 것”이라며 “유럽에도 유동성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유럽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결정되더라도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만약 독립이 이뤄진다면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겠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나오고 있고 중국의 증시 반등도 이뤄지고 있어 코스피지수 2050선을 돌파할 수 있는 동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슈퍼 목요일’ 리스크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슈퍼 목요일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됐으며 이날 이후엔 금리인상 여부, 유동성 공급 등이 결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