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영리병원 1호' 후보였던 중국계 산얼병원의 제주도내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외교부 공관의 현지 조사 결과와 제주도가 제출한 사업계획서 보완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제주도에서 요청한 산얼병원의 사업계획서를 불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밝힌 불허 결정 근거는 크게 ▲ 투자자 부적격 ▲ 응급의료 체계 미흡 ▲ 줄기세포 시술 관리·감독의 어려움 등 세 가지이다.

우선 외교부 현지 공관(주중 한국대사관)의 조사에 따르면, 산얼병원의 중국 모기업 대표자는 현재 구속 상태에 있을 뿐 아니라 채권 채무 관계가 매우 복잡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모기업 산하 회사 두 곳은 주소지 확인 결과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또 제주도내 다른 병원과 작년 10월 체결한 응급의료체계 공조 관련 양해각서(MOU)가 최근 해지돼 제대로 응급환자 발생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 지난해 첫 설립 신청 기각 당시 문제로 거론됐던 불법 줄기세포 시술 가능성도 여전히 문제로 지적됐다.

새로 낸 사업계획서에서 줄기세포 시술 부분이 삭제됐지만, 제주도가 실제로 이 약속이 지켜지는지 관리·감독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설명이다.

한국내 산얼병원 설립 주체인 ㈜CSC측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최근 제주도에 제출한 보완자료에서 "모기업의 재정 상황에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투자 실행 가능성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고, 또 다른 의료기관과의 응급의료체계 협약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국 정부로부터 인정받지 못했다.

복지부는 산얼병원 사업계획서에 대한 이 같은 불승인 결정을 곧 제주도에도 통보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1년여만에 다시 산얼병원의 승인 신청이 기각됨에따라, 연내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1호' 탄생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고 "9월 중 산얼병원의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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