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의 역할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오른쪽). 서울시향 제공
지휘자의 역할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오른쪽). 서울시향 제공
“지휘자의 목표는 음악에 대한 생각을 청중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공부하고 생각한 바를 무대 위에서 끌어내야죠. 영혼과 감정을 최대한 끌어내되 동작은 단순하게 해야 합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젊은 지휘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지휘 마스터클래스는 서울시향이 차세대 지휘자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교육뿐만 아니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서울시향 소속 지휘자로 활동하거나 공익·기획 공연에서 지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좋은 평가를 얻은 최수열 씨는 올해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임명됐다.

이날 마스터클래스는 서울시향이 연주하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참가자들이 30분씩 지휘하고 정 예술감독이 중간중간 조언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한 젊은 지휘자는 5명. 세계 최고 권위의 프랑스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지난해 결선에 진출했던 윤현진 씨(32)와 울산시향·버팔로 필하모닉에서 객원 지휘를 한 이태영 씨(42), 수원시향과 빈 방송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한 이태정 씨(37), 독일 바이에른 코부르크 주립극장 부지휘자 정주현 씨(36),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오디션 결선 진출자 장진 씨(36) 등이다.

정 예술감독은 참가자들의 지휘를 지켜보며 기본적인 동작부터 지휘자의 역할까지 다양하게 조언했다. 동작이 과도한 참가자에게는 자신도 젊은 시절 같은 실수를 한 적이 있다며 힘을 뺄 것을 주문했다. “강한 소리를 강조할수록 오히려 연주자에게 방해될 수 있어요.”

이태정 씨는 지휘를 마친 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지적을 통해 개념으로 이해하던 것을 다시금 깨닫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