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불티나는 해외 직구 中]'알뜰 쇼핑'부터 '창업'까지…IT·속옷·혼수 품목도 '다양'
#해외 직구(직접 구매의 줄임말)는 경기 불황에도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만 배송대행 주문 건수는 72만 건을 기록, 1년 전보다 1.5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에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특정 세일 기간에만 몰렸다면 현재는 상시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해외 직구 현황과 유의점 등을 총 3편에 걸쳐서 살펴본다. [편집자주]

"폴로 랄프로렌과 갭은 '공홈'(공식 홈페이지의 줄임말)에서 할인 판매 때를 기다리면 최대 90% 이상 싸게 살 수 있다", "여성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시크릿은 한국으로 직접 배송 서비스도 하고 있다", "조스(JOE'S) 아울렛에서는 120달러짜리 뉴발란스 신발을 30달러 미만으로 판매하는 특가 세일을 진행한다"

국내 쇼핑에만 익숙한 소비자에게 해외 직구는 신세계다. 유명 브랜드의 좋은 상품들을 남들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를 굉장히 손쉽게 잡을 수 있어서다.

기회가 많은 만큼 걸림돌도 있다. 개인 소비자가 전세계의 쇼핑 정보를 다 파악하기에는 시간과 수고가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다. 특정 상품만 검색하더라도 파는 곳에 따라 할인폭이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쇼핑에 익숙한 소비자들도 해외 직구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은 해외 직구 초보자가 쇼핑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몰테일 등 국내 배송대행업체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세미나를 통해 해외 쇼핑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대 배송대행 서비스업체인 몰테일은 매월 정기적으로 서울 동대문 교육센터에서 해외 직구 관련 무료 세미나를 열고 있다. 몰테일 소속 담당직원이 미국과 유럽, 일본 국가별 특성과 제품별 실속 구매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부터 폴로·갭·아메리칸이글 등 브랜드별 공식 홈페이지, 노드스톰·블루밍데일즈·메이시스 등 백화점 사이트, 비타트라·드러그스토어·스완슨·6PM 등 특정 쇼핑몰, 길트·아이들리·루랄라 같은 회원제 쇼핑몰(초대몰) 등이 최근 직구족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이트다.
<출처-몰테일 카페(http://cafe.naver.com/malltail) 캡처>
<출처-몰테일 카페(http://cafe.naver.com/malltail) 캡처>
이예경 코리아센터닷컴 몰테일팀 대리는 "해외 쇼핑몰의 경우 상품별·판매처별로 프로모션 차이가 크고 변화가 많다"며 "자신이 원하는 상품과 브랜드를 정하고, 각종 할인 혜택들을 고려해서 최종 구매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몇 년새 인기를 끌고 있는 회원제 쇼핑몰(초대몰)은 기존 회원의 초대를 받아야 가입이 가능한 쇼핑몰 사이트다. 초대를 받아 가입하면 신규 가입자와 기존 회원(추천인) 모두 할인 쿠폰이나 쇼핑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대리는 해외 직구에 익숙하더라도 다양한 정보를 늘 확인하고 신규 사이트들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귀띔했다. 과거에 할인폭이 컸던 온라인 사이트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아기·생활용품 등을 싸게 팔았던 다이퍼스나 소프닷컴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할인폭이 크지 않아 직구족 사이에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몰테일 해외 직구 교육에 참여한 우덕길씨(39)는 "해외 직구에 관심은 많았는데 다소 복잡해 보여서 그동안 망설이고 있었다"며 "일단 소개받은 사이트들에서 저렴한 기초생활품부터 구매해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외 여행 상품 중개사이트를 운영 중인 조연아씨(40)는 "기존에 바디용품 등 생활용품들을 구매해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사이트들이 있는지는 몰랐다"며 "좀 더 익숙해지면 현재 운영 중인 사이트와 연계한 직구 관련 사이트를 운영해볼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 '신천지' 같은 해외 직구지만 '함정'은 있다. 배송 기관과 관·부가세다.

미국의 경우는 최종 결제 금액이 200달러를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유럽 등 다른 지역은 15만 원이 상한선이다. 구매한 상품이 목록통관 품목에 해당하는지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일부 화장품이나 약품은 일반통관이다.

또 배송 기간도 최대 2~3주까지 넉넉하게 생각해야 한다. 현지 물류센터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항공 배송 시간까지 걸린다. 늦어도 2~3일이면 택배 상자를 받는 국내 배송 환경과는 많이 차이가 있다.

직구 초보자에게 필요한 조언을 묻자 이 대리는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만약 아마존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았다면 해외 가격비교 사이트인 카멜닷컴(www.camelcamelcamel.com)에서 최저가부터 비교해야 한다"며 "물품 구매 후 배송대행 신청서를 바로 작성하면 배송 기간을 1~2일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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