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거리 벤츠·폭스바겐 급증…高價 스마트폰·햄버거도 인기
북한에서 고가의 수입차와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산주의 체제에서도 비공식 시장을 통한 민간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등 고급 수입차가 급증했다. 평양시내 중심부의 고급 식당 주차장에서 최신 BMW가 목격되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의 통일교 그룹과 합작해 만든 평화자동차나 중국산 자동차가 대부분이었지만 일본, 유럽 브랜드의 수입차가 늘었다. 스마트폰 사용자도 증가했다. 스마트폰 가격은 200~400달러로 일반 북한 노동자 월급의 8배가 넘는다. 높은 가격에도 중국산을 대체하기 위해 만든 자국 브랜드 아리랑 스마트폰이 공급되면서 휴대폰 보급률이 높아진 것이다. 아리랑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지만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하다.

북한 주민의 70%가량은 장마당 같은 비공식 시장에서 생필품과 각종 가전제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들여온 DVD 플레이어, 노트북 등도 거래되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1990년대 대기근 이후 배급·생산 체제가 무너지면서 생겨난 민간 시장이 확산되면서 경제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놀이공원과 햄버거 등 서구식 문화도 퍼져 나가고 있다. 지난해 리모델링 후 재개장한 평양의 문수 물놀이장은 입장료가 북한돈 2만원(약 150달러)에 달하는데도 물놀이객들로 붐비고 있으며 이곳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1개가 북한돈 1만원(약 76달러)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개방적이고 상류층 문화를 도입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