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직접 구매의 줄임말)는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에 배송대행 주문 건수는 72만 건을 기록, 1년 전보다 1.5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특정 세일 기간에만 몰렸다면 요즘은 상시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해외 직구 현황과 유의점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 7월 스마트폰 주변기기를 판매하는 미국의 한 쇼핑몰(meh.com)은 한국인 직원을 채용했다. 한국인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한국어를 담당하는 직원이 필요해졌다. 이 쇼핑몰에 한국인 소비자들이 몰린 이유는 간단했다. 국내에서 13만 원에 판매되는 아이폰용 스피커독을 1만5000원(15달러)에 판매하기 때문.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한국에서 쏟아지는 주문의 이유를 찾다가 '직구 문화'를 알게 됐다. 그는 직구 문화에 대해 "한국의 복잡한 유통구조가 제품 가격을 비합리적으로 올렸다" 며 "현명한 소비자들은 긴 해외 배송시간을 감내하고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출처/Meh 홈페이지 캡처>
<출처/Meh 홈페이지 캡처>
2일 해외 배송대행서비스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배송대행 주문 건수는 지난해보다 1.5배 늘어난 72만 건에 달했다. 의류·속옷이 전체 주문 건수의 68%를 차지했다. 신발·가방·잡화(18%), 생활·주방용품(4%) 등이었다. 주문금액은 약 10만 원(100달러) 이하가 51%로 가장 많았다. 200달러 이상은 4% 정도에 그쳤다.

국내 판매가와 차이가 커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3주 걸리는 배송 시간과 관세·부가세를 고려해도 이득이 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직구족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제품들의 국내외 가격을 비교하면 적게는 30%에서 70% 이상 차이가 난다.
[불황에도 불티나는 해외 직구 上] 13만 원짜리 스피커 단돈 15달러?

백화점에서 260만 원에 팔리는 지멘스 전기렌지(사진·모델번호 ET675FN17E)의 직구 가격은 45만 원(320유로). 배송비와 관세를 포함한 가격(70만 원)도 국내 판매가의 3분의 1에 못 미친다.

미국의 의류 브랜드인 갭이나 폴로, 토리버치 등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인 행사들이 잦아 한국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불황에도 불티나는 해외 직구 上] 13만 원짜리 스피커 단돈 15달러?
미국 갭 공식홈페이지에서 16달러에 세일 판매하는 아동용 실내복의 국내 백화점 판매가격은 3만 원선. 50만 원에 팔리는 에스프레소 기계(사진·네스프레소 캡슐머신 라티시마)도 독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27만 원(190유로)에 살 수 있다. 관세와 배송비를 감안해도 10만 원 이상 저렴하다.

미국의 인터넷 종합 쇼핑몰 아마존도 직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사이트다. 아마존 올 상반기에 '직구족'들이 가장 많이 찾은 사이트로 집계됐다.

샌들 브랜드 핏플랍(락킷)은 아마존을 통하면 국내 공식 홈페이지보다 10만 원 싼 약 4만4500원(44달러)에 살 수 있다.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레베카밍코프의 핸드백(미니맥)의 판매가는 약 17만2000원(170달러)으로 국내 백화점보다 40% 저렴하다.

모든 제품이 무조건 싼 것은 아니지만 의류, 신발, 생활용품, 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 판매가보다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예경 코리아센터닷컴 몰테임팀 대리는 "해외 직구의 경우 사이트에 따라 할인 행사와 쿠폰 등이 다양해 정보를 잘 파악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다" 며 "초보자들은 몰테일 카페처럼 정보들을 모아서 공유하는 직구 커뮤니티들을 방문해 정보를 얻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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