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꿈 (황인숙 1958~)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시집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문학과지성사)中

아련하고 그리운 사람을 만났는데 잠에서 깨어나 꿈이란 걸 알았을 때의 허탈함이란…. 이도 모자라 꿈속에서 꿈이란 걸 알았을 때의 서늘함은 가을 아침 공기보다 가슴을 차갑게 만듭니다. 꿈에서마저 이별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지만 꿈에서 다시 본다면 용기 내어 말하고 싶습니다. 고마웠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