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최근 무더기로 발견된 석촌지하차도 동공(洞空·빈 공간)은 지하철 9호선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의 부실공사 때문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서울시는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동공에 대한 민간 조사위원회의 원인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단장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날 “동공은 지하철 9호선(919공구) 3단계 실드 터널 공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석촌지하차도 지하에선 이달 들어서만 길이 80m의 대형 굴 등 총 7개의 동공이 발견됐다.

조사단은 삼성물산이 실드 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토사량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물산은 지하차도 구간에서 공사를 시작한 지난해 5월부터 이달 초까지 당초 예측한 굴착량 2만3842㎥보다 14% 많은 2만7159㎥의 토사를 파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물산측은 “서울시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며 “석촌지하차도 주변을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토사량은 감리단에 보고했고, 최선의 공법으로 적정관리했다”며 “일단 서울시의 발표를 존중하고 추가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서울시는 매년 늘고 있는 동공 등 도로함몰 현상을 관리할 특별대책도 내놨다. 서울시는 송파구와 영등포구 등 도로함몰 발생빈도가 높은 지역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선정해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도로함몰의 주요 원인인 노후 하수관로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2021년까지 5000㎞, 연평균 680㎞의 노후 하수관을 점검한다. 내년도 하수관로 보수 예산은 올해보다 1017억원 많은 22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번 동공 발생을 놓고 시공사인 삼성물산뿐 아니라 최종 관리·감독 기관인 서울시도 책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가 사전에 동공이 발생할 것이란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석촌지하차도 지하는 지난해부터 동공 발생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4개월여간 터널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