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은 28일 서울 논현동 신사옥 1층에 플래그십 스토어인 ‘MCM 쿤스트할레’를 열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MCM은 28일 서울 논현동 신사옥 1층에 플래그십 스토어인 ‘MCM 쿤스트할레’를 열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성주그룹이 MCM을 2020년까지 연 매출 2조원대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조만간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페노메논도 인수한다.

김성주 "MCM, 매출 2조원대 명품으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사진)은 28일 서울 논현동 신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CM이 글로벌 노마드(유목민) 시대인 21세기를 대표하는 신명품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현재 전 세계 300개인 매장 수를 2020년까지 450곳으로 확장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위상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7000억원 수준인 매출도 6년 뒤에 2조원대로 세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프라다를 상징하는 사피아노 가죽처럼 MCM만의 독자적인 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주력 제품인 핸드백, 백팩과 함께 의류, 액세서리, 생활소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종합 패션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현재 5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 회장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과정에서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것과 관련, “원래 정치와 관계없는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한국 경제의 영토를 넓히려고 돌아온 것”이라며 “중국이 어마어마한 시장으로 떠오른 것처럼 우리나라가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매출의 40%가 중국에서 나온다”며 “지난 10여년 동안 1인 100역을 하느라 국내 시장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승리해야 국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MCM은 1976년 탄생한 독일 잡화 브랜드지만 2005년 성주그룹에 인수됐다. 김 회장은 “멀버리는 싱가포르 자본에 인수됐지만 여전히 영국 브랜드로 불린다”며 “한국 기업인 우리가 사서 부활시켰지만 MCM은 독일에서 만들어졌으니 여전히 독일 브랜드”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해외 브랜드를 인수할지에 대해서는 “인수합병 의사를 타진해온 유럽 브랜드들이 있긴 했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시계, 향수, 액세서리, 의류, 아동용품 등 MCM이란 단일 브랜드 내에서도 얼마든지 브랜드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MCM과 기존에 협업했던 일본 회사를 인수할 예정이며, 협상이 99% 정도 진척됐다고 밝혔다. 성주그룹이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곳은 일본 브랜드인 페노메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브랜드는 일본 힙합 뮤지션인 다케시 오스미가 2004년 ‘음악과 옷’을 주제로 설립했다. 국내 아이돌 그룹인 빅뱅의 탑이 한때 즐겨 착용했던 징 박힌 가죽 마스크가 페노메논 제품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