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27일 튀김소보로를 사기 위해 성심당 대전역점에 줄 서 있다. 성심당 제공
대전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27일 튀김소보로를 사기 위해 성심당 대전역점에 줄 서 있다. 성심당 제공
“성심당 대전역점의 1500원짜리 튀김소보로 한 개와 커피 한 잔이 제 식사입니다. 바쁜 시간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종종 사먹고 있습니다.”

대전역에서 KTX를 이용해 서울로 자주 출장을 가는 직장인 성진환 씨(35)는 “출장이 있는 날에는 문을 여는 오전 7시에 맞춰 성심당을 찾는다”고 말했다. 성심당 대표 빵인 튀김소보로는 대전역점에서만 하루 1만여개가 팔린다.

하루평균 매출이 1500만원으로 지난해 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다른 기차역 맛집인 부산역의 부산오뎅 하루 매출도 400만원이 넘는다.

기차驛舍 맛집 "줄을 서시오"…대전역 빵집 하루 매출 1500만원
전국의 주요 기차역에 입점한 지역 대표 맛집이 이용객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매장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역 매장은 지난해 28개에서 8월 33개로, 동대구역은 45개에서 51개로 늘었다. 코레일 측은 “역사 리모델링과 증축을 통해 입점 매장을 더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KTX처럼 빠른 전국 입소문

지난 25일 오전 부산역에 입점한 20㎡ 남짓한 부산오뎅 매장에 10여명의 손님이 줄을 서 어묵과 떡볶이를 먹느라 빈자리가 없었다. 이경민 부산오뎅 사장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는데 입소문이 나 부산역에 오는 사람들은 한 번쯤 우리 가게에 들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오뎅은 부산역에서 인기를 끌자 지난달 동대구역에 33㎡ 규모의 매장을 냈다. 동대구역 매장의 하루 매출액은 70만~80만원이다.

○간편함·맛·교통요지 삼박자

코레일은 부산오뎅이 크게 성공하자 부산역 내부에 지역 맛집 명소를 늘리기로 했다. 부산역 2층 출입구 방향에 조만간 ‘깡통골목 할매유부전골’과 ‘승기씨앗호떡’ 등 부산을 대표하는 ‘골목표’ 맛집을 유치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10월에는 영도구 봉래시장의 ‘삼진어묵’과 동구 초량시장의 ‘영진어묵’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들 업체의 상품은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며 “이용객 반응을 보고 입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대전역 매장도 확장된다. 올해 실시설계를 마치고 2016년 대전역사가 확장되면 매장 수를 늘려 지역 대표 상품을 추가 입점시킬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대전역 가락국수’ ‘구즉 여울묵’ ‘만인산 봉이호떡’을 입점시켰다.

리모델링을 통해 매장을 늘리는 역도 생겨나고 있다. 동대구역은 지난 11일 편의시설 29개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영업을 시작했다. 동대구역 관계자는 “기존 매장이 다소 무질서한 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쾌적한 환경에서 지역 대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매출도 더 늘어날 것”고 말했다. 대구역과 구미역도 매장 확대를 위한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간편함과 맛, 교통요지라는 삼박자가 성공 요인”이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을 더 많이 입점시켜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대전=임호범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