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투자 매년 33%씩 늘어 中 제약산업 가파른 성장세
중국 제약산업이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컨설팅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 제약시장 규모는 현재 810억달러,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까지 1900억달러로 두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2011년 제약산업을 중국의 국가 7대 전략 산업 중 하나로 지정했다. 중국 내 급증하는 의약품 수요를 맞추고 외국계 제약사의 시장 독식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면서 아시아 최대 부호 리카싱이 이끄는 허치슨그룹의 차이메드, 상하이푸싱제약 등이 신약개발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단순 의약품 판매에 그치던 노바티스,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다국적 제약사도 잇따라 중국에 R&D센터를 만들었다.

중국 내 바이오메디컬 관련 R&D 투자는 2007년부터 6년간 연평균 33%씩 증가했다.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 증가율이 7%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연구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간된 바이오 의약품 학술 논문 수는 2001년보다 여섯 배 증가했다.

FT는 중국 기술력이 아직 부족한 단점이 있지만 천연 치료제에서 뽑아낸 신약 기술은 미국과 유럽의 다국적 제약사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1960년대 마오쩌둥의 지시로 개발한 말라리아 예방약 ‘알테미시닌’이 한 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에 의해 세계 무대에 진출했지만 개똥쑥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이 약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의약품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중국 기업은 다국적 제약사와도 적극 손잡고 있다.

FT는 “차이메드는 미국 엘리릴리와 결장암 약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신장암 약을 공동 개발하고 있고, 베이진은 독일 머크와 손잡고 암 치료제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