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계몽주의 사상가' 존 로크
가장 위대한 계몽주의 사상가 중 한 명인 존 로크는 1632년 영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태동한 지 얼마 안 된 프로테스탄트식 엄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 1652년 옥스퍼드대에 입학해 수학, 논리학, 언어학, 천문학 등을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데카르트 철학을 탐구한 끝에 태생적인 합리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었다.

찰스 1세 처형, 명예혁명 등 영국 역사 격변기를 온몸으로 체험한 그는 처음으로 헌정민주주의와 천부인권을 주장한 철학자다. 그는 자연 상태에서 노동을 통해 재산을 보유하는 인간의 안전 보장을 목적으로 한 ‘사회적 계약’에 의해 국가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주권의 신탁에 근거한 이 사회계약론은 향후 프랑스, 미국의 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 독립선언문에는 그의 사상이 대표적으로 표현됐다는 평가다. 삼권분립의 토대도 그의 사상에서 출발했다.

1670년대 들어 ‘인간 오성론’ 집필을 시작했다. ‘경험주의의 아버지’로서 철학이 드러난 저서다. 그는 인간의 정신을 백지 상태로 간주하고, 의식의 축적과 연속성을 통해 자아를 정의했다. 타고난 이성은 없고 감각을 통해 쌓은 경험으로 관념이 생기고, 이성은 관념의 복합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때 정치적 파벌 싸움에 휘말려 네덜란드로 망명하기도 했다. 1688년 명예혁명 후 정계에 복귀했으며, ‘인간 오성론’ 출간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집필활동을 이어가다 1704년 별세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