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후 20일은 지옥과 같은 생활이었어요."

지난달 가출한 A(16)양은 잠잘 곳을 찾던 중 숙식을 해결해 줄 '천사'와도 같은 오빠 2명을 알게 됐다.

백모(21·무직)씨와 오모(22·무직)씨는 A양의 가출 사실을 우연히 알고서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A양을 전북 군산시 나운동 오씨의 아파트로 데려온 것이다.

A양은 아파트로 들어오는 순간, 얼마 뒤 자신에게 닥칠 일을 그땐 몰랐다.

그곳에는 '천사' 오빠들과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성 2명이 일종의 '가출팸(가출패밀리)'을 형성해 있었다.

'가출팸'은 '가출'과 '패밀리'의 합성어로 청소년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형태를 말한다.

무리 중에는 20대 초반의 여성도 있었다.

백씨 일당은 "돈을 벌게 해 주겠다"더니 이내 A양에게 성매매를 시키는 등 본색을 드러냈다.

백씨 등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상을 물색해 오면 성매매는 A양 등 가출 청소년의 몫이었다.

A양은 20여 일간 하루 3∼4차례 모텔을 전전하며 성매매를 해야 했고, 성매수 남자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뺏겼다.

성을 팔아 번 돈은 생활비로 고스란히 쓰였다.

백씨 일당은 남자들에게 "조건만남을 갖자"는 내용의 글을 보낸 뒤 가출 청소년들을 약속장소에 보내 성매매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한 가출 청소년의 뒤늦은 신고로 드러나게 됐다.

군산경찰서는 20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백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성매매를 한 가출팸 회원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가출팸 회원들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성매수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