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빌리지를 美 한국 미술 거점으로 키울 것"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를 한국 미술을 뉴욕에 알리는 거점으로 키우겠습니다.”

지난 2월 타계한 대표적 1세대 재미화가 김보현(미국명 포 김) 화백 추모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조 영 앤드롭J 인베스트먼트그룹 대표(사진)는 “김 화백 추모사업을 통해 한국 예술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화백은 2011년 작고한 부인 실비아 왈드와 함께 회화, 판화, 조각 등 다양한 영역을 섭렵한 아티스트로 미 주류 화단에서도 인정하는 실력파였다. 지난 2월 97세 나이로 별세한 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장례식을 치를 정도로 미국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조 대표는 “김 화백 부부의 갤러리 건물과 작품 3200여점의 재단 귀속작업이 끝나는 연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에 두 화백이 남긴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는 상설 전시장을 마련하는 한편 한국 미술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동서문화가 교류하는 곳으로 키워나간다는 게 조 이사장의 계획이다. 한·미 교류전 등을 열어 다양한 한국 작품을 미국에 선보이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뉴욕 예술의 본거지인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의 라파예트에 위치한 8층 건물의 갤러리는 그동안 한국 화가의 세계무대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되기도 했다. 김 화백은 1957년부터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하면서 김환기, 김창렬 등 한국을 대표하는 화백들이 미국에서 미술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게 후원했다.

조 이사장은 김 화백 추모사업과는 별도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미국 사회에 알리는 동서문화재단을 1996년 설립해 18년 넘게 이끌고 있다. 조 이사장의 본업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파트너를 지낸 뒤 앤드롭J 인베스트먼트그룹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한 월가의 한국인 금융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