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수연, 신영재, 신현화 변호사.
왼쪽부터 이수연, 신영재, 신현화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은 ‘로펌의 꽃’인 인수합병(M&A) 자문 분야에서 여성 파트너 변호사를 셋이나 보유한 국내 유일의 대형 로펌이다. 파트너 변호사란 여성의 경우 8년차 이상에게만 심사자격이 주어지는 고위급 변호사다.

신영재 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와 신현화 변호사(32기), 이수연 변호사(34기)는 최근 M&A 업계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거래를 잇따라 성사시킨 숨은 조력자들이기도 하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한화L&C의 건자재 사업부 매각, 한화그룹 계열사 드림파마 매각을 자문했다.

19일 서울 삼성동 율촌 사무실에서 만난 세 변호사는 예상과 달리 M&A 자문은 험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수연 변호사는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서 고객사에 필요한 최선의 해법을 찾아내는 일은 멋있고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고객의 절실한 사정을 차근차근 들어주고 이해하는 데는 섬세한 여성 변호사가 더 낫죠. 그렇게 쌓인 신뢰 때문에 반복해서 저희를 찾는 고객도 많습니다.”

세 변호사는 10년 이상 ‘5분 대기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로 체력과 자기관리를 꼽았다. 신영재, 신현화 변호사는 며칠씩 밤샘 협상을 불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상대의 진을 빼 통 큰 양보를 얻어내는 전략인데 강철 체력 없이는 불가능한 협상법이다.

고시생 시절에는 두 시간 이상 연속으로 잠을 자본 적이 없다는 신영재 변호사는 지금도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자주 토막잠을 잔다. ‘라꾸라꾸(간이침대 브랜드)’라는 별명이 그래서 붙었다. 이수연 변호사는 ‘율촌의 앤’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헤어 스타일과 외모가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팬틴을 연기한 할리우드 스타 앤 해서웨이를 닮아서다. “전문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쇼트커트 헤어 스타일을 유지하고, 퇴근이 아무리 늦어도 오전 7시엔 출근한다”는 말에서 자기관리에 철저한 프로 근성이 읽힌다.

수험생인 자녀를 위해 저녁 대신 점심 약속을 활용(신영재 변호사)하고, 술자리도 마다하지 않으며(신현화 변호사) 일터와 가정에서의 역할을 분리한다(이 변호사)는 이들. 변호사 엄마라는 고단한 ‘슈퍼 맘’ 역할도 이들에겐 그저 ‘즐거운 도전’일 뿐이다.

정영효/임도원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