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光復은 통일로 완성…역사 교육 강화해야"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후손들은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박유철 광복회장(76·사진)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제로부터 조국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의 의미를 제대로 되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1938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위원과 독립기념관장, 국가보훈처장, 단국대 이사장을 역임한 뒤 2011년 7월 임기 4년의 제19대 광복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독립을 위해 투쟁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최고의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을 지냈고, ‘한국통사’를 저술한 역사학자인 백암 박은식 선생이다. 부친은 광복군 지도자로 활동하며 항일 운동에 앞장선 박시창 장군, 외조부는 일본 데라우치 총독 암살음모 사건으로 5년간 옥고를 치른 최중호 선생이다. 항일 비밀결사단체인 신민회를 조직하고, 임정 국무령을 지낸 우강 양기탁 선생은 그의 처조부다.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

박 회장은 “광복절은 나라를 찾은 날로, 기쁨과 환호 속에서 맞이해야 한다”며 “미국과 프랑스 국민들이 독립기념일을 축제로 인식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광복절도 축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광복은 통일로 완성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얘기처럼 광복절은 통일되는 날과 함께 민족의 명절이 돼야 한다”며 “남북한의 한민족이 어우러져 즐기는 축제의 한마당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들어 역사 교육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우리 역사를 잘못 가르쳐 청소년들의 국가 의식이 희박해졌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 때 얼마나 고생했고, 왜 지배를 받았는지 청소년들에게 있는 그대로 제대로 가르쳐야 합니다.”

그는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의 우경화와 함께 불거진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역사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는 인성교육의 중요한 과목 중 하나로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며 “역사는 미래의 거울로, 반복되기 쉽기 때문에 역사교육을 통해 다시는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는 미래 지향적으로 가되,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면 과거 기반 위에서 미래 지향적인 관계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예우 차원의 보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국지사들이 독립운동을 위해 희생했기 때문에 후손들이 고통을 많이 받았고, 제대로 가정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국가가 모든 것을 다 해줄 수는 없지만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후손들을 도와줘야 합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