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연간 수산물 소비액이 지난 3년 새 8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손질이 까다로운 신선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방사능이 바다로 유출되면서 오염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질 힘든 생선은 싫어"…가계, 수산물 소비 3년 새 8천억 급감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의 국내 농식품 소비 파급 영향 보고서’와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계의 수산물 및 수산가공품 소비액은 6조6738억원으로 2010년 7조4910억원에 비해 8172억원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수산물에 대한 ‘장바구니 소비’는 늘지 않고 있다. 지난 1분기 가계의 식품비 지출에서 수산물이 차지한 비중은 10.9%로 지난해(10.8%)보다 0.1%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가계의 수산물 소비 비중(1분기 기준)은 2010년 12.0%, 2011년 12.3%, 2012년 11.3% 등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의 수산물 소비 감소는 가구 구조의 변화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집에서 손질하기 힘든 생선 요리를 기피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가계의 식품 지출비를 보면 갈치, 고등어, 오징어 등 신선수산물 소비액(월평균)은 2010년 1분기 2만3495원에서 지난 1분기 2만1984원으로 줄었다.

반면 마른 멸치, 북어 등 염건수산물 소비액은 같은 기간 6925원에서 8950원으로 증가했다. 수산물 가공식품 소비액도 2010년 1분기 5451원에서 지난 1분기 6700원으로 늘었다.

1인 가구가 늘어난 것도 수산물 소비 감소 요인이다. 한국농촌경제구원의 ‘2013년 식품소비형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집에서 생선을 먹지 않는다’고 응답한 1인 가구는 23.2%에 달했다. ‘수산물을 구입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아니다’고 답한 비율은 20.5%였다. 반면 2인 이상 가구는 30% 이상이 ‘주 1회 생선을 사 먹는다’고 답했다. 1인 가구 비중이 1990년 전체 가구의 9.0%에서 지난해 25.9%로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수산물 소비가 줄 수밖에 없는 가구 구조 변화다.

‘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의 국내 농식품 소비 파급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소비자 700명 설문조사에서 2011년 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수산물 소비를 줄였다고 답한 비율은 78.9%에 달했다. 최근 3개월(2013년 11월~2014년1월) 수산물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한 비율도 83.0%로 높았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