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몰라서 더 위험한 서울의 지하공간
싱크홀은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것도 아니다. 서울시만 해도 석촌역 인근 도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영등포 노들길 등에서 이미 목격된 바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싱크홀이 있었다. 인천 영종도, 충북 청원과 음성, 전남 무안 등에서 그랬고, 대구에서는 인명사고로까지 이어졌다. 한마디로 싱크홀이 언제 어디서 또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관청은 이렇다 할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그랬듯이 이번에도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양상이다, 당장 서울시만 해도 그렇다. 자신들의 관리·감독 책임은 전혀 없다는 양, 석촌지하차도 싱크홀과 동굴 발생을 해당 지하철 시공사 탓으로 몰고가기에 바쁘다. 이런 식의 행정편의주의와 면피주의로는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
정작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전문가들은 싱크홀 발생이 지하수 이동 및 지하수량 변화와 관련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하철, 상·하수도, 각종 건물의 지하공간 등이 어지럽게 들어선 도심의 땅속을 볼 수 있는 변변한 지도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러니 통합적인 지반관리시스템 같은 것이 있을 리 만무하다. 전국 도시들이 다 마찬가지다. 몰라서 더 위험한 지하공간을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할 텐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