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휴가는 비트코인(사진)으로 해결하세요.”

디지털 마케팅 전문업체 디지털다임은 지난 11일 여름 휴가비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지급했다. 국내 기업이 직원들에게 비트코인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은 처음이다. 디지털다임은 아우디 도미노피자 참이슬 등 유명 브랜드의 디지털 마케팅을 대행하고 있다.

임종현 디지털다임 대표는 “가상화폐라는 첨단 기술과 신규 시장에 대한 회사 차원의 준비가 필요했다”며 “신기술에 대한 임직원들의 지식을 늘리고, 관련 경험을 독려하기 위해 여름 휴가비를 비트코인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휴가비 지급은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정해진 양의 비트코인을 구입하고 영수증을 가져오면 현금을 주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비트코인 지갑을 만드는 것부터 비트코인 구매까지 자연스레 학습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디지털다임 관계자는 “생소한 휴가비 지급 방식에 직원들 사이에서 반발도 있었으나 지금은 대체로 만족스러워한다”며 “비트코인 구매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만족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지급받은 비트코인을 삼성동 코엑스의 전용 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화하기도 하고,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기도 했다. 특히 비트코인을 받는 상점을 찾아가 결제하는 일이 회사 내에 유행이 됐다.

이 업체에 근무하는 김예인 씨는 “주말에 비트코인으로 청담동 미용실에서 염색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담동의 ‘위드뷰티살롱’은 비트코인을 받는 미용실로 유명하다. 지난해 12월 ‘파리바게뜨 인천시청역점’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비트코인을 받는 상점은 30여개로 늘었다.

디지털다임 베이징 지사 직원은 한국으로 송금시 환전 수수료가 없는 비트코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다임은 현재 개발 중인 쇼핑몰과 스마트폰 앱에도 비트코인 결제 모듈을 탑재할 계획이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