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모바일 금융 전쟁] "모바일 금융 대세…IT기업 진출장벽 낮춰야"
“그 어느 때보다 모바일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지금이야말로 금융 정보기술(IT)을 옭아맨 각종 매듭을 풀 적기라고 봅니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사진)는 지난 8일 서울 송파동 사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무엇보다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을 위해 기존 금융사와 IT회사 같은 비금융사가 공정하게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페이게이트는 ‘금액인증’이라는 결제 방식을 2009년 처음 개발한 회사다. 온라인 결제 때 임의의 신용카드 승인 금액을 일회용 비밀번호로 활용해 본인을 인증한 뒤 기존에 결제한 금액을 취소하고 실제 금액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1998년 이동산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회사를 설립해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해외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글로벌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뒤늦은 감이 있지만 모바일 금융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고조된 지금이야말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결제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사와 새로이 모바일 지급결제 등 금융 IT 분야에 진출하는 비금융사가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끔 정부가 판을 깔아줘야 한다”고 했다.

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폐쇄적인 시스템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만 통하는 독특한 변종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다가 많은 분야에서 IT 주도권을 놓쳤다”며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쓸 수 있는 시스템이 나오려면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금융 IT 시스템을 만드는 업체 간 경쟁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선제적인 금융 시스템도 활발히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존 금융사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고 오프라인 지점도 없는 순수한 IT 기반의 ‘인터넷 은행’도 전 세계적으로 많이 생기는 추세”라며 “현금인출, 송금 등 기본 기능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채널이 많아져야 소비자 편익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알리페이의 국내 진출에 대해 “8년 전 알리바바와 계약해 결제시스템을 제공해왔다”며 “최근 한류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니 알리페이가 직접 진출한 것인데 이는 자연스러운 글로벌 사업자의 행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국내 이용자 결제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며 “이용자는 편리한 시스템을 선호하지 애국심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