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졸면 갓길로 옮겨가 자동 정차…'자율주행' 현대차 2~3년內 거리 달린다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자동차 기술은 뭘까. 글로벌 차 메이커들 간 첨단 전자장치 기술을 활용한 신차 개발 경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도 2016년부터 신기술을 장착한 자동차를 잇달아 선보인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사이드미러 대신 고성능 카메라를 달고 초보운전자가 두려워하는 골목길을 자동으로 빠져나오는 차 등이 대표적이다. 졸음운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갓길로 정차하는 시스템과 승하차 중 사고 가능성이 있는 어린이집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주변 장애물 감지 기술도 개발 중이다.

◆안개 속 안전 운전 지원

경기 의왕시에 있는 현대차 중앙연구소에서는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골목길 주행 지원 시스템은 초보운전자라도 편하게 차를 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이른바 ‘김 여사’ 같은 운전 미숙자들도 좁은 골목길을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다. 먼저 차량 앞과 옆에 달린 초음파센서를 통해 차량이 통과할 수 있는 길인지를 알려준다. 안전한 길이라는 메시지가 뜨면 바로 ‘자동 운전’ 모드를 작동시켜 차량 스스로 핸들을 제어해 접촉사고 없이 주행한다.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이 경기 의왕시 중앙연구소에서 미래 자동차에 들어갈 신기술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이 경기 의왕시 중앙연구소에서 미래 자동차에 들어갈 신기술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임태원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장(상무)은 “좁은 길 교통사고의 10%가량이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고령자들이 운전할 때 발생한다”며 “이 기술이 보급되면 골목길 사고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악천후 속에서도 운전자가 주변을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사각지대가 많은 사이드미러 대신 고성능 카메라를 달고 차량 안에는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주는 방식이다.

폭우가 내리거나 안개가 끼면 가시거리가 짧아지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원거리까지 볼 수 있다. 또 야간에 다른 차량의 상향등 같은 과도한 조명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눈부심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졸음운전 시 갓길 자동 정차

현대차는 운전자 편의성과 함께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미래 선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비상 자율 정차 시스템을 핵심 안전 기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차량 내부에 장착한 초음파센서로 운전자의 상태를 관찰해 위급 상황 시 갓길로 차를 자동으로 옮겨주는 기술이다. 차선을 언제 어떻게 변경할지는 전방 카메라와 후측방 레이더를 제어하는 자동차 자동 운전 시스템이 판단한다. 갓길로 안전하게 정차한 뒤 경보음을 내 주변에 위험 상황을 알려준다. 이 기술이 확산되면 졸음운전 중 발생하는 사고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갈수록 늘고 있는 어린이집 승하차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다중 카메라로 주변에 있는 장애물을 인식해 위험 상황에서 승하차 문이 열리지 않게 할 수 있다. 권형근 중앙연구소 지능형안전연구팀장은 “뒤쪽 10m 이내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어린이가 차량에서 내릴 때 일어나는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행자 안전도 현대차가 지향하는 선행 기술 개발 방향 가운데 하나다. 야간 보행자 감지 시스템이 대표적 사례다. 원적외선 카메라로 보행자를 인식한 뒤 고화질 디스플레이의 선명한 화질로 보행자를 보는 방식이다. BMW와 아우디, 볼보 등이 이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교통표지판 인식 시스템도 오래전부터 양산하고 있다. 고성능 카메라로 보행자와 교통표지판을 인식해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줄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을 마친 신기술은 2016년부터 실제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생산 원가를 줄이고 안전성을 확보하게 되면 양산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왕=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