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출신 방송인 신은희(오른쪽)·은하 자매가 삼성그룹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에서 강연하고 있다. 삼성 제공
북한 출신 방송인 신은희(오른쪽)·은하 자매가 삼성그룹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에서 강연하고 있다. 삼성 제공
“중국에서 원시인의 삶을 살았고, 열여섯 나이에 3개국 국경을 오직 두발로 건넜어요. 그 과정을 겪으며 (저는) 50마리 중 살아남은 마지막 한 마리 악어처럼 강해져 있었습니다.”

북한 출신 방송인 신은희·은하 자매가 1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 토크 콘서트 ‘열정락(樂)서’ 무대에 섰다. ‘너 자신을 멘토로 세워라’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언니 은희씨는 “인생은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열정락서 강연은 2012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은희씨는 함경북도 무산군 출신으로 2003년 한국에 건너와 서강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한창 공부할 나이에 차가운 얼음강을 건너고 산속으로 도망 다니며 살았지만 한국에 와서 새로 공부를 시작하고 졸업 후 취업을 하게 되면서 인생의 진짜 멘토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을 하든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북한 중학생들의 고단한 일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중학생들은 공부만 할 수가 없다. 오전에는 공부, 오후에는 농사일, 저녁에는 나무를 해 팔아야 한다”고 했다. 또 “북한에서 최고 간식은 사카린이다. 위벽을 긁어내는데도 배가 고파 물에 타서 마신다”고 전했다.

동생 은하씨도 “북한은 학생이 꿈을 꿀 수 없는 나라인 반면 한국은 학생이 마음껏 꿈꿀 수 있는 나라”라며 “평범할지도 모를 ‘꿈’이란 개념이 왜 소중한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꿈을 꾼다는 것은 등산과 같다”며 “정상에 오르기 시작하면 갈수록 힘들고 고통스럽고 포기하고 싶어지지만 그 순간을 참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을 만나게 된다”고 했다.

인생의 명확한 목표를 설정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사냥꾼의 총에 맞아 떨어지는 새를 한 사냥개가 보고 달리면 다른 개들도 덩달아 달리는데, 앞서 달리는 개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에 달리는 것이고 뒤따라가는 개들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달리는 것”이라며 “떨어진 새를 찾기 힘들 경우 대부분 개는 포기하고 뒤돌아서 버리지만 처음 달려간 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목표가 분명해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하씨는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간호학과를 나왔고 현재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