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현대엔지니어링, 단숨에 54위→10위…호반·중흥·동원 등 중견업체 대약진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의 약진과 호반건설 등 중견 주택업체의 급부상.’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2014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도급) 순위’ 내용은 이같이 요약된다. 특히 수익성 있는 해외 사업을 추진한 건설사와 최근 2~3년간 지방 부동산경기 반등 시기에 주택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 주택전문업체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공사 실적,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한 것이다. 최근 3년간 공사 실적, 실질자본금, 경영평점, 기술자 1인당 평균생산액 등이 주요 평가항목이다.

◆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 순위 껑충

[국토부,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현대엔지니어링, 단숨에 54위→10위…호반·중흥·동원 등 중견업체 대약진
9년 만에 시공능력평가(토목건축공사업 기준) 1위를 탈환한 삼성물산의 힘은 해외 사업이었다. 다른 일부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해외 공사들이 실적으로 잡히면서 시공능력평가액이 13조원을 넘어섰다. 호주 로이힐 광산 개발, 중국 서안반도체 공장 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발전소 건립 등의 해외 사업이 대표적이다.

순위가 두 계단 뛰어올라 처음으로 ‘톱3’에 오른 포스코건설도 마찬가지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플랜트, 페루 및 칠레 발전소 등 해외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이 성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작년 3위에서 올해 5위로 밀렸으며 대림산업은 지난해와 같은 4위를 지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도급 순위가 44계단이나 뛰었다. 지난 4월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합병한 뒤 덩치가 커지면서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3~4년간의 주택경기 부진 여파로 4계단 하락한 13위를 기록, 처음으로 톱10에서 밀렸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팔려나가고 올 하반기에만 7000여가구 아파트를 추가 분양하는 등 사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전문업체 약진

주택업체들의 순위가 껑충 뛴 게 눈길을 끈다. 올해 공급 물량이 2만가구를 웃도는 호반건설이 지난해에 비해 9계단 상승한 15위로 처음 20위 안에 들었다. 실적을 산출하는 매출 기준이 3년간 평균인 만큼 호반건설은 내년에도 도급 순위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주택 전문업체인 부영주택은 15계단 뛴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새 아파트를 대거 공급 중인 우미건설도 6계단 상승, 처음으로 40위권(39위)에 진입했다. 부산 업체인 동일과 동원개발이 각각 24·12계단 오르며 40위와 41위에 나란히 올랐다.

세종시 등에서 아파트 공급을 주도한 중흥건설은 52위로 11계단 뛰었고 관계사인 중흥토건은 143위에서 82위로 61계단 도약했다.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는 금성백조주택도 14계단 올라 67위에 랭크됐다. 정대식 금성백조 부사장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분양률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며 “화성 동탄2신도시, 대전 관저지구 등 인기 지역 용지를 확보한 만큼 당분간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림건설(58위) 경동건설(59위) 일성건설(60위) 아이에스동서(69위) 양우건설(70위) 금강주택(76위) 모아종합건설(90위) 제일건설(94위) 삼정(100위) 등도 지방 주택 경기 호조에 힘입어 10계단 이상 뛰었다.

반면 법정관리 건설사와 실적 부진 업체들은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해외 플랜트 실적 쇼크를 겪은 삼성엔지니어링이 18계단 하락하며 29위로 밀렸다. 법정관리 졸업 후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풍림산업도 12계단 떨어진 45위를 기록했다.

김진수/김병근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