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 인기 쏠림…반포 래미안 59㎡ 시세 10억 뚫어
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지역에서 매매가(호가 기준) 10억원이 넘는 전용 59㎡형(옛 24평형) 아파트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3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고층 59㎡ 호가가 최근 10억원까지 올랐다. 이 단지 59㎡는 작년 8월 일시적으로 10억5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지속적인 수요 부족으로 10억원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반포동 황성공인 관계자는 “9억원대 중후반대에서 꾸준히 거래되던 래미안퍼스티지 고층 59㎡가 최근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에 힘입어 다시 10억원대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분양된 아크로리버파크 59㎡의 분양권도 지난 2월과 5월 각각 10억1536만원과 10억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이 아파트 분양권 매물 가격도 대부분 10억원을 웃돈다.

일반 아파트 59㎡형 시세가 이처럼 전반적으로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정점이던 2006~2007년 입주한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 59㎡도 당시 최고 거래가격이 8억7000만원이었다. 그러나 2009년 입주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등 소형 신축 아파트는 장기간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도 매매가가 꾸준히 올랐다. 반면 래미안퍼스티지 84㎡형(옛 32평)은 3~4년 전에 비해 1억원가량 떨어졌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59㎡형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84㎡형과 가격 격차를 줄이고 있다.

소형 아파트 쏠림 현상은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분양에서도 나타난다. 이달 분양신청을 마친 개포동 주공3단지 59㎡형은 318가구 공급에 386명의 조합원이 몰렸지만 84㎡형은 476가구 모집에 348명이 신청해 일부 미달됐다. 4월 송파구 가락시영의 조합원 분양에서도 540가구인 59㎡형에 1272명이 신청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중소형 아파트를 가져가면서 중대형 일반분양 아파트의 미분양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