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지형 바꾸는 카카오] 25만 택시정보 '카톡'에 집결…전자상거래 시장 '지각변동'
카카오는 늘 2%가 아쉬웠다. 국내 메신저 시장을 석권하긴 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졌다. 카카오는 해결책을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찾기로 했다. 스마트폰 속의 가상 공간과 현실 세계를 하나로 묶어 돈을 버는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첫 번째 타깃은 ‘택시’로 정했다. 결제서비스와 택시를 결합해 택시를 부르고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전자상거래의 중심지로 거듭나려는 카카오의 행군이 시작됐다.

◆오프라인에서 먹거리 찾는다

국내 상거래 시장에서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오프라인 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가 300조원에 달한다. 정보기술(IT) 역량을 활용해 모바일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는 O2O 비즈니스가 ‘황금시장’인 이유다.

포털 강자 네이버도 국내에서 이 시장 진출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음식점 옷가게 등 오프라인 상점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라인앳(Lin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플래닛도 지난 6월 ‘시럽’을 통해 이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선언했다.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가 국내에서 이 시장에 진입할 때 최대 장벽은 결제 문제다. 금융 당국이 기존에 정한 복잡한 규제를 따라야 하는 데다 은행 카드회사 등 금융사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국민 신한 등 시중은행 15곳과 함께 협력하는 데 성공해 이르면 9월 중 소액 송금과 결제 등을 서비스하는 뱅크월렛 카카오 출시를 앞두고 있다. 9개 카드회사와 함께 카카오 간편결제도 개발 중이다. 가장 큰 산을 넘은 카카오가 O2O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없어진 것이다.

◆모바일 차량 앱 열풍

카카오는 O2O 첫 사업으로 최근 급성장 중인 모바일 차량 서비스 시장을 선택했다. 국내에는 25만대의 택시가 운행 중이다. 이 중 절반 가량이 콜센터서비스에 가입돼 있다.

앱을 이용해 차량을 배치하는 모바일 차량 서비스 시장은 2010년 6월 우버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하면서 처음 열렸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에서 각각 투자를 받은 중국의 디디다처(滴滴打車)와 콰이디다처(快的打車) 등도 약진 중이다.

지난해 구글벤처스에서 2억5800만달러(약 2653억원)를 투자받은 우버는 현재 전 세계 39개국 140여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구글벤처스는 우버의 기업가치가 도요타에 맞먹는 2000억달러(약 206조5000억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사업 진출 결정은 중국의 디디다처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의 메신저인 위챗과 결제시스템인 텐페이, 택시 서비스 앱 ‘디디’로 이어지는 사업구조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위챗을 통해 결제할 경우 디디 택시 요금을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고객을 늘리고 있다. 현재 300개 도시에 3만명의 기사를 두고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차량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뜨거운 감자’이기도 하다. 런던 파리 베를린 등 유럽 대도시에서 기존 택시업체와 마찰을 빚고 있으며 최근 서울시도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는 기존 택시업체와 함께 손잡아 이 같은 불법 소지를 피해간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업체와 상생하는 방안이 있는데 굳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이유가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