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집값, 벌써 오를 채비
8월1일부터 주택 담보대출 때 총부채상환비율(DTI) 60%, 담보인정비율(LTV) 70% 단일 규정이 적용되는 가운데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이 시장에 선(先)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월 서울 주택 거래량이 부동산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4개월 만에 다시 늘어났으며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다시 올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거래량 등 주택시장 주요 지표가 대부분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거래량 4개월 만에 증가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537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체 거래량(5193건)을 넘어섰다. 30일과 31일 신고 물량까지 감안하면 6000건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7월 거래량(2118건)의 2배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난 3월 9484건까지 늘어났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주택 임대소득 과세 방안의 여파로 4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했다.
하반기 집값, 벌써 오를 채비
주택시장 비수기로 분류되는 7월에 주택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LTV·DTI 규제 완화 등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수도권 주택거래량은 21만3810건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0.5% 많아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당분간 주택 거래량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미분양 아파트는 상당히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5만257가구로 작년 말(6만1091가구)에 비해 17.7%(1만834가구) 감소했다. ‘악성 물량’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2만869가구로 지난해 말(2만1751가구)에 비해 4.1%(882가구) 줄었다.

○최고치 경신하는 주택담보대출

하반기 집값, 벌써 오를 채비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7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5.3%로, 전월 84.1%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지난해 7월(78.3%)과 비교하면 7%포인트 올라갔다. 시세보다 싸게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많아지거나 부동산 시장 전망이 긍정적일 때 낙찰가율은 높아진다.

주택담보대출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은행과 보험,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한국은행 집계)은 지난 5월 말 현재 428조140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팀장은 “낮은 금리 상태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내달 LTV·DTI 규제가 추가로 풀리면 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주요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정부가 취득세 영구 감면,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시장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데다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도 예상되고 있어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신규 분양시장 열기가 계속되면서 기존 주택 거래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