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가 상승장 파티에서 ‘초대받지 못한 손님’으로 전락했다. 강세장을 이끄는 외국인의 매수리스트엔 대형주만 올라 있을 뿐 중소형주는 철저히 소외됐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펀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중소형주펀드는 올 들어 평균 10%의 수익률을 냈지만, 대형주장세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지키기가 만만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초대받지 못한 손님' 중소형株
○코스닥 1주일 새 4% 급락

최근 5거래일(24~30일)간 코스피 지수는 2.68% 올랐지만 코스닥 지수는 3.79% 하락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유가증권 시장 내에서도 대형주 지수는 3.44% 상승한 반면 소형주(-2.68%)와 중형주(-0.85%)는 하락했다.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코스닥 지수가 12.63%, 소형주 지수도 27.80% 상승하면서 랠리를 펼친 것과 대조적이다.

이강국 현대자산운용 선임운용역은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개별종목보다는 시장 전체의 상승장을 예측하면서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중소형주 쏠림현상이 심해 단기간 과열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일부 조정이 필요했다”며 “증시 유동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대형주를 사기 위해 그동안 급등한 중소형주를 차익실현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주펀드 환매

'초대받지 못한 손님' 중소형株
중소형주펀드에서도 자금유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 달 새 1005억원(30일 기준)이 빠져나갔다. 올 들어 주요 펀드 수익률이 10%를 넘어서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데다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지속하자 수익률 하락을 우려해 환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로 39개 중소형주펀드가 올 들어 지난 29일까지 올린 평균 수익률은 9.93%다. ‘현대강소기업1A’(17.91%) ‘삼성중소형FOCUS1A’(10.24%) ‘KB중소형주포커스자C2’(10.75%)등 주요 펀드의 수익률은 올해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정은영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부장은 “중소형주도 일정 사이클이 있고, 최근 주요 펀드도 중소형주 대신 대형주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에 수급상 중소형주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차익실현 뒤 여름 이후 재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추가매수” 의견도

반면 중소형주펀드 매니저들은 일시적인 조정이라며 지금이 매수기회라는 의견도 내놨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대형주와 달리 펀드 내 편입하고 있는 중소형주의 실적은 대부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일시적인 조정일 뿐 연말까지 중소형주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선임운용역은 “다만 그동안 중소형주가 대부분 상승흐름을 탄 것과 달리 실적에 따라 종목 간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는 중소형주가 많기 때문에 이들 종목은 조정 이후 빠르게 주가를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수 소비재는 견조한 상승흐름을 지속하는 반면 휴대폰 부품 등 정보기술(IT)업종은 3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