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에 있는 이마트 미트센터에서 29일 직원들이 추석 한우 선물세트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경기 광주시에 있는 이마트 미트센터에서 29일 직원들이 추석 한우 선물세트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29일 경기 광주시의 이마트 미트센터.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축산물은 모두 이곳에서 가공 작업을 거친다. 하얀 입김이 보일 정도로 서늘한 작업장에서 방한복을 입은 20여명의 직원이 추석 한우 선물세트 포장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포장이 끝난 선물세트는 지게차에 실어 냉동창고로 옮겼다. 이창진 미트센터 생산팀장은 “지난 25일부터 포장 작업에 들어가 직원 15명을 추가 채용했다”며 “하루 평균 3500~4500개를 포장해 사전 예약 물량 배송이 시작되는 다음달 말까지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 추석을 앞두고 창사 이래 최대 물량의 정육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38년 만에 가장 빠른 추석(9월8일) 탓에 배, 사과 등 햇과일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육 세트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이번 추석에 내놓을 정육 선물세트는 11만9600개다. 지난해 추석(10만1000개)에 비해 18.4% 늘어난 수치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올 들어 일찌감치 정육 물량 확보를 주문했다. 이 대표는 연초부터 축산 바이어들에게 “빠른 추석으로 과일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육 선물세트 물량을 늘리고 가격도 낮춰 과일 세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육 바이어들은 이에 따라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지난 2월부터 물량 확보에 나섰다. 홍성진 이마트 축산 바이어는 “시세가 떨어졌을 때 한우를 매입해 미트센터 내 대형 냉동창고에 보관해왔다”며 “최근 한우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추석과 비슷한 가격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한우 갈빗살(100g) 거래가격은 28일 현재 4399원으로 지난해 추석 1주일 전(4256원)보다 3%가량 높다. 홍 바이어는 1등급 한우 가격은 추석 때까지 계속 올라 전년 대비 10~20%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각 유통업체의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선물세트 가격 면에서는 중저가형 세트 비중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에는 40만~50만원대 고가 제품과 15만원대 미만 중저가 제품을 비슷한 비중으로 구성했다. 반면 올해는 중저가형 선물세트를 전체의 70% 이상으로 크게 늘렸다. 10만원 안팎이 대부분인 과일 세트를 찾는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중저가 프리미엄 세트도 출시한다. 사전 예약을 통해 1만2000세트 한정 판매하는 13만원짜리 횡성암소한우세트가 대표적이다. 홍 바이어는 “횡성한우는 그동안 고가 선물세트에만 들어간 품목이지만 업계 처음으로 10만원대 선물세트를 선보이게 됐다”며 “축산 바이어들이 올 들어 횡성 산지를 여러 번 찾아 축협 담당자들과 끈질기게 협상한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이마트는 다음달 1일부터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을 통해 정육 세트를 포함한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을 받아 25일부터 소비자가 지정한 날짜에 맞춰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