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처럼 ‘때이른 폭염’과 ‘마른장마’가 함께 찾아온다면 2020년께에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 1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안전행정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20년 여름철에 발생 가능한 폭염 예측 시나리오를 담은 ‘퓨처 세이프티 이슈’ 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기상청은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연속 이어지면 폭염주의보를 발령한다. 현재 연평균 폭염 발생일은 10일가량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엔 폭염 일수가 현재의 3~5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한반도는 '폭염 지옥'
연구원은 최근 때이른 더위 및 마른장마, 장마 후 한여름 폭염 기간이 점차 길어지는 추세 등으로 볼 때 2020년 무렵에는 폭염주의보가 30일 이상 계속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 달가량 폭염이 지속될 경우 세균성 질환과 면역력 저하 등 건강문제와 사건·사고에 따른 추가 사망자가 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도로 열기로 인해 타이어가 잇따라 폭발하면서 교통사고가 늘고, 기차선로가 변형돼 탈선 위험이 커지면 철도 운행이 대거 중단되는 등 교통대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더위와 살인사건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한 달 이상 폭염이 지속되면 살인사건 발생률도 2배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뿐만 아니라 농수산업·수자원·에너지 등 인프라와 산업 전반에서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연구원은 폭염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냉방기기에 의존하기보다는 무전력 냉방 수단을 개발해 적용하는 것이 더위 피해를 줄이는 데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