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를 올 최고치(2048.81)로 끌어올린 에너지는 ‘배당’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배당소득을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키로 하면서 배당성향이 높은 이른바 ‘고배당주’가 시장의 주도주로 떠올랐다. 보통주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아 배당 투자에 유리한 우선주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저평가된 배당주와 앞으로 배당을 늘릴 후보군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고배당株 뭐가 있나…당장 사겠다" 들썩
○증시 상승 주도한 배당주

28일 유가증권시장 상승률 상위종목은 시장에서 고배당주라고 불리는 종목 리스트와 거의 일치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작년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액 비율)이 4.99%에 달했던 아주캐피탈은 이날 8.86% 급등했다. 배당수익률이 4.09%에 달했던 SK텔레콤도 3.81% 뛰었다.

"고배당株 뭐가 있나…당장 사겠다" 들썩
순이익 대비 배당액 비율인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들은 두루 선전했다. 작년 배당성향이 93.44%였던 한국전력은 이날 6.26%, 배당성향 65.67%의 유화증권은 5.47%나 뛰었다. 배당성향이 107.65%에 달했던 대신증권은 4.37%, 배당성향 44.99%의 한전KPS는 3.97% 상승했다.

증시에서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기업은행(6.25%), 유화증권(5.47%), 한국가스공사(2.53%), 포스코(2.61%), KT(2.50%), 메리츠종금증권(2.25%), 한국쉘석유(1.26%) 등의 상승폭도 컸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배당확대 기대로 은행주와 전력, 통신주 등 소위 고배당 종목들이 지수상승을 주도했다”며 “배당확대 분위기에 수출개선까지 더해지면 3분기 안에 코스피지수 2150선까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이 증시 투자환경을 크게 바꿀 것”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높은데 그동안 배당을 적게 했던 기업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거들었다.

○날개 단 배당주펀드

펀드시장 판도도 배당주펀드가 주도하고 있다. 국내 고배당주와 우선주 위주로 투자하는 배당주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배당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가 번진 이후로 배당주펀드의 수익률 상승곡선은 더욱 가팔라졌다. 최근 한 달 새 거둔 수익률만 3.49%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49개 배당주펀드가 연초 이후 거둔 평균 수익률(25일)은 7.71%다. 국내주식형펀드가 이 기간 0.65%의 평균 수익률에 머문 반면,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A’(20.59%) ‘신영프라임배당C5‘(13.50%) 등 상위펀드들은 13~20%의 수익을 냈다.

시장의 관심이 배당주로 집중되면서 배당주펀드로 자금 유입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석 달 새 배당주펀드로 순유입된 자금만 6619억원에 이른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환매 움직임이 두드러졌지만 지난달 1587억원에 이어 이달에도 2000억원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배당주펀드의 원조격인 ‘신영밸류고배당’은 석 달 동안 2700억원을 끌어모았다.

자산운용업계는 신규 펀드 출시를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동부자산운용은 내달 ‘동부진주찾기고배당’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기존 배당주펀드들이 전통적인 고배당주를 선점하고 있는 상태”라며 “신규 펀드에는 향후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을 선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 등으로 자금몰이 중인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로 국내외 고배당주ETF 출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욱/안상미/김희경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