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펜트하우스에 꽂혔다
25일 서울 서교동의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 39층에 있는 펜트하우스(전용 244㎡)에 들어서자 화초로 가득찬 다용도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벽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다용도실 천장의 지붕이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2012년 이 펜트하우스에 입주한 사업가 이모씨(59)는 “비가 올 땐 종종 지붕을 열어 화초가 물과 바람을 맞게 한다”고 말했다. 안방 화장실에서 발코니 쪽을 바라보니 한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씨는 여의도 불꽃축제도 발코니에서 봤다고 했다. 다용도실과 욕실을 포함해 집안에서 270도 외부 조망권이 확보돼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617가구로 이뤄진 메세나폴리스에서 펜트하우스는 6가구(전용 223㎡ 4가구, 244㎡ 2가구)뿐이다.

중산층, 펜트하우스에 꽂혔다
주상복합이나 아파트 꼭대기 층에 들어서는 펜트하우스가 고급 주택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서울 성북·한남동 단독주택, 강남권 고급 빌라 등과 함께 부유층이 선호하는 주거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펜트하우스 인기는 최근 청약 경쟁률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5월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푸르지오 써밋’ 펜트하우스(전용 273㎡)는 분양가가 41억원에 달했음에도 2가구 모집에 8명이 몰렸다. 삼성물산이 분양 중인 주상복합 ‘래미안 용산’ 펜트하우스 5가구(전용 243㎡)는 모두 조합원 분양 때 마감됐다.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펜트하우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애물단지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조망권 가치가 높아지고 고층 아파트에서 전원풍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개인생활 보호가 잘 되는 데다 희소가치도 높아 가격도 껑충 뛰었다. 분양가가 34억원인 메세나폴리스 전용 244㎡는 현재 40억원대 중반을 호가한다.

미드미디앤씨의 이월무 사장은 “옥상 정원과 테라스, 3m를 웃도는 층고 등이 어우러져 독특한 공간이 만들어지는 데다 층간소음 걱정이 없고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는 게 장점”이라며 “최근 10억원 이하의 보급형 펜트하우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김진수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