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완충재 두께 3배로…건설사 '층간소음 잡기' 경쟁
건설사들이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강화된 층간소음 관련 규제를 시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층간소음 성능 등급을 일반에 공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우선 완충재 두께를 늘리는 방식으로 층간소음을 줄이고 있다. 완충재는 건물 슬래브(층간 구조체)와 바닥 마감재 사이에 들어가는 스티로폼, 고무 등의 자재다.

대우건설은 세종시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등에서 분양한 단지에 기존보다 10㎜ 두꺼운 30㎜ 완충재를 썼다. 대림산업은 경기 ‘광주 e편한세상’에서 거실과 부엌 등에 최대 60㎜의 바닥 완충재를 사용했다. 일반 완충재 두께의 세 배에 이른다.

슬래브를 두껍게 시공하는 건설사도 있다. 건물 하중이 늘어나 공사비가 증가하지만 바닥 슬래브를 250~300㎜로 두껍게 시공해 층간소음을 줄이는 것이다. 신기술을 접목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GS건설 등은 협력업체에서 추천받은 신기술 자재를 시공 중인 아파트에 시험 적용한 뒤 자체 성능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바닥을 시멘트로 마감하지 않고 슬래브 위에 플라스틱과 마그네슘 보드 등으로 만든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새로운 기술을 내놓고 있다.

SH공사는 서울시 지침에 따라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일반적인 벽식 구조(벽이 하중을 지탱하는 방식)가 아닌 기둥과 보가 하중을 받치는 라멘 구조 또는 무량판 구조로 아파트를 짓고 있다. 이 방식은 공사비가 평균 5%가량(SH공사 추산) 더 든다는 단점 때문에 민간에서는 주상복합과 상업용 건물에만 주로 쓰인다. SH공사 관계자는 “라멘 구조로 지은 아파트는 자체 측정 결과 층간소음이 평균 47~48dB로 기존 아파트(52.9dB)보다 확연히 덜하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