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팬택 채권을 출자전환해달라는 채권단의 요청을 거부하고 대신 채권 회수만 2년간 유예해주기로 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24일 “팬택 상거래 채권 회수를 2년간 무이자 조건으로 유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산업은행 등 팬택 채권단은 통신 3사에 팬택 채권 1800억원의 출자전환과 최소 구매물량 보장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이를 거부했다. 대신 채권 회수를 유예해주기로 한 것이다. 대상 채권은 총 1531억원이다. 이날 현재 통신 3사가 팬택과의 거래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상거래 채권 전액이다. 통신사들은 단말기 최소 구매물량 보장 요구에 대해 “통신 3사가 시장에서의 수요 및 기존 재고 물량 등 각 사의 수급 환경을 고려해 사업자별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25일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앞서 통신 3사의 팬택 채권 1800억원 출자전환 조건을 전제로 3000억원의 출자전환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을 결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3000억원의 출자전환을 결의한 것은 통신사들의 출자전환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전제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운 논의가 필요해졌지만 긍정적인 차원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팬택 휴대폰 구입 물량을 보장해주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해법을 내놓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워크아웃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팬택 채권기관은 산업은행(의결권 40%), 우리은행(30%), 농협은행(15%), 신한은행(3%), 대구은행(3%) 하나은행(2.5%), 국민은행(1.2%), 수출입은행(1%), 신용보증기금(1%) 등 9곳이다.

전설리/박종서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