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시대' 이끈 LG유플러스, 비디오 서비스도  팔로 미
2010년 LG유플러스는 위기를 맞았다. 애플 아이폰의 한국 상륙으로 본격적인 스마트폰 붐이 일었지만 준비가 미흡했다. 스마트폰 수급이 꼬이면서 영업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 가입자는 감소하기 시작했고 ‘매출 감소→투자 위축→브랜드 이미지 약화’라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결국 그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이상 줄었다.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졌다. 2010년과 2011년 LG유플러스에서는 단 한 명의 직원도 보너스를 받지 못했고, 연봉도 동결됐다.

'LTE 시대' 이끈 LG유플러스, 비디오 서비스도  팔로 미
LG유플러스는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보다는 공격을 택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LTE’라는 깃발을 내걸었다. 4세대 이동통신 LTE 서비스에 모든 것을 걸기로 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1조7000억원을 쏟아부었다. 결정은 쉽지 않았다. 사내에서조차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를 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종 결단을 내리기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회고했다.

결정이 내려진 다음엔 신속하게 움직였다. 2011년 7월 첫 LTE 전파를 쏜 이후에 9개월 만에 전국망을 구축했다. 당초 계획은 ‘3년 내에 전국망을 깐다’는 것이었지만 2년 이상 앞당겼다. 9개월 만에 LTE 전국망을 구축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최단 기록이다. 그만큼 LG유플러스의 상황은 절박했고, 투자는 과감했다.

LG유플러스의 발빠른 LTE 전략은 통신시장에서 모바일 속도 경쟁의 불을 댕기는 계기가 됐다. LG유플러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매번 한 걸음씩 경쟁사를 앞서 나갔다. 3배 빠른 ‘광대역 LTE’ 시장도 선점했다. 주파수 경매를 통해 기존에 보유한 40㎒의 LTE 및 LTE-A 주파수에 더해 2.6㎓ 광대역 주파수 40㎒를 추가했다. 전체 80㎒의 주파수를 확보해 속도 경쟁을 가속화했다. 올해 안에는 흩어져 있는 3개 주파수 대역을 하나로 묶어 1개의 단일한 광대역 주파수처럼 활용해 최대 300Mbps의 속도를 내는 ‘3밴드(band) LTE-A 서비스’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보편화하면 스마트폰으로 1GB 용량의 영화를 18초면 내려받을 수 있다. 4MB 용량의 음원은 1초에 14곡까지 다운로드할 수 있다. LTE 요금제도 선도했다. 지난 4월 국내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데이터까지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LTE 무한대 요금제’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의 파격 행보는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 ‘LTE=LG유플러스’라는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가입자가 늘고, 매출과 이익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1년까지 17%대에 머물던 시장 점유율은 최근 들어 19%대 후반으로 높아졌다. 지난 4월엔 199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점유율이 20%를 넘기도 했다. LTE가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다. LG유플러스 이용자 가운데 LTE 서비스 가입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69%로 경쟁사인 SK텔레콤(53%)과 KT(52%)를 크게 앞질렀다.

유선 상품에서도 ‘최초’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2012년 10월 구글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TV방송과 구글TV가 융합된 서비스를 출시했고, 작년 3월엔 유플러스TV를 통해 유료방송 최초의 풀HD방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4개 채널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HD 멀티뷰’도 LG유플러스가 처음 선보인 방송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LTE 상용화 서비스 3년을 맞아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엔 비디오 서비스다. 기존 LTE보다 3배 빠른 ‘광대역 LTE-A’ 시대가 도래한 만큼 이젠 동영상 서비스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판단이다. LG유플러스가 비디오에 방점을 찍게 된 원동력은 경쟁사보다 앞서는 네트워크 경쟁력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가장 넓은 80㎒ 폭의 주파수 대역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아직은 가입자 수가 경쟁사에 비해 적다. 상대적으로 도로 사정이 여유로운 셈이다.

동영상을 내려받는 것뿐만 아니라 올리는 것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최근 LTE보다 4배 빠른 100Mbps의 업로드 속도를 제공하는 ‘업로드 CA’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스마트폰으로 800MB 영화 한 편을 64초 만에 올릴 수 있다. 기존 LTE 서비스로는 4분16초 걸렸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모든 일상은 비디오로 그려질 것”이라며 “초광대역 LTE-A 시대를 LG유플러스가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