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먼지진드기 잡는 청소기 개발 레이캅코리아 "100만대 팔린 침구청소기 한가지 모델만으로 승부"
한 중소기업이 세상에 없던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었다. 대기업들이 이를 흉내 낸 제품을 내놓았으나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세계 최초로 침구청소기를 만든 레이캅코리아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해엔 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성진 레이캅코리아 대표(사진)는 “얼마 전 선보인 침구청소기 ‘레이캅RS’를 제외한 기존 제품을 모두 단종시켰다”고 말했다. 레이캅은 전 세계에서 300만대 이상 팔린 인기 제품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내놓은 대부분 제품이 성에 차지 않았고, 단일제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의사였던 그는 부친이 1978년 창업한 자동차 부품업체 부강샘스의 가업을 잇기 위해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과정을 공부했고 존슨앤드존슨에서 근무하며 마케팅과 영업을 배웠다. 2004년 부강샘스에 입사한 그는 건강가전사업부를 신설했다. 2년 반 동안 연구개발에 매달린 끝에 침대나 이불에 있는 집먼지진드기를 잡는 침구청소기 ‘레이캅’을 만들었다. 의사 생활을 하면서 ‘피부질환 원인의 70%는 집먼지진드기’라는 생각을 해온 것을 제품화한 것이다. 이 대표 자신도 알레르기비염 환자였다. 레이캅은 ‘빛을 이용해 침실을 지키는 경찰’이란 뜻으로 그가 직접 지었다. 이 제품은 세계에서 유사제품이 1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일본 주간지 ‘닛케이 트렌드’는 레이캅을 2013년 히트 상품 베스트 30 중 8위에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레이캅 판매를 전담하는 자회사 레이캅코리아를 설립했다. 유통망도 정리해 자사 온라인쇼핑몰(레이캅 다이렉트몰)에서만 제품을 판매키로 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 TV홈쇼핑과 전자제품 양판점, 대형마트 등의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것과는 다른 결정이다. 그는 국내 침구청소기 시장을 1000억원 규모로 내다보고 있다.

이 대표는 “레이캅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면 제조원가의 30% 이상을 아낄 수 있을 것이란 권유를 주위에서 받고 있지만 인천 남동공단에서 계속 만들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 등 한국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내 성능을 높인 침구청소기 등 의술과 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