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의 신한다이아몬드 사장이 인천 송도 본사에서 다이아몬드 절삭공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송병의 신한다이아몬드 사장이 인천 송도 본사에서 다이아몬드 절삭공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신한다이아몬드 경영진은 2012년 초 해외영업 담당자들에게 특명을 내렸다. 세계 시장 곳곳에서 1위를 하는 다이아몬드공구를 모두 수집하라는 내용이었다. 얼마 후 유럽 업체 제품을 중심으로 10여개의 경쟁력 있는 제품이 본사로 전달됐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 멤버들은 몇 개월간 이 제품들을 분석했다. 송병의 신한다이아몬드 사장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고의 제품을 넘어서는 공구를 만들기 위해 2년여간 회사 핵심인력을 투입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만든 제품 중 하나가 올해 초 나온 ARIX G3”라고 소개했다.

◆레드오션에 블루오션 있다

신한다이아몬드는 1978년 회사 설립 이후 절삭공구 분야 ‘한우물’로 세계 초정밀 다이아몬드 공구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한 강소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으로 38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든 ARIX G3는 절삭수명이 기존 최고 제품보다 30% 이상 길다. 작업물을 더 빨리 자를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했고 마모는 적도록 만들었다. 송 사장은 “다이아몬드공구를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끝났다고 봤다”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성장이 힘들다고 보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 개발에는 또 다른 전략이 들어 있다. 송 사장은 “건설석재 시장을 다들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고 하면서 첨단 전자제품 공구 등 블루오션(경쟁자들이 거의 없는 시장)으로 넘어가는데, 우리는 레드오션인 건설석재 시장에 오히려 기회가 있다고 보고 이 시장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두 개 있는 회사 조직도

신한다이아몬드의 연구개발(R&D)은 실용적이다. 용어도 R&D라 하지 않고 ‘R&BD’로 부른다. B는 비즈니스의 약자다. 송 사장은 “돈이 안 되는 연구개발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R&BD란 표현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 회사 경쟁력이 조직문화에 달려 있다고 보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조직도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피라미드식 인사조직도다. 다른 하나는 ‘역할조직도’라 부르는 것으로 프로젝트별로 조직도를 만들어 놓았다. 직원들은 오전에는 인사조직도에 따라 행정업무를, 오후에는 프로젝트에 따라 관련부서와 공장을 돌아다닌다.

◆노조는 ‘상생과 화합의 장’

신한다이아몬드의 공장은 인천 남동공단에 있고, 연구개발은 송도캠퍼스라 부르는 사무실에서 이뤄진다. 송도캠퍼스에는 오차드라는 카페 같은 시설을 만들어 놨다. 카페이면서 휴게실이자 회의실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노조 간판도 특이하다. 노동조합이 아니라 ‘상생과 화합의 장’이라 쓰여 있다. 송 사장은 “식구라고 생각하면 모든 게 풀린다는 마음으로 노조와의 관계를 정립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인천) =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