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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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코스피지수가 달리는 외국인과 발목잡은 기관 사이에서 연고점 행진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개장과 동시에 2030선을 돌파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기관 매도에 밀려 하락 마감했다. 펀드 운용 주체인 투신권에서 1000억 원 이상 매물이 나온 탓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투신권의 계속된 펀드 환매 압력 또한 장기 박스권 상단을 뚫기 위한 건설적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코스피 주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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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중 연고점 뚫었지만 투신 매물에 하락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61포인트(0.03%) 내린 2028.32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세운 연중 최고가 마감에는 못미쳤지만 올 들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장 초반부터 지수를 견인한 건 외국인. 7거래일 연속 사자를 유지한 외국인은 이날도 1351억 원 어치 주식을 담았다.

기관은 오전 한때 반짝 매수를 보였지만 이내 매도로 돌아서 664억 원을 내다팔았다. 기관 주체별로는 연기금과 사모펀드가 600억 원 가까이 매수했지만 투신이 1000억 원 이상 팔며 매도를 주도했다. 개인도 578억 원 매도 우위였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수 강도는 월간 매수규모가 최대였던 지난 4월을 넘어서고 있다"며 "대만시장에 비해서도 매수규모가 크게 앞서고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연초 이후 상황이 역전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가 고점을 뚫을 때마다 펀드 환매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이 정도 올랐으면 팔아야겠다'는 심리가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관 매도세가 코스피 상승 흐름 자체를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고 이 역시 박스권을 뚫기 위한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이날 프로그램매매를 통해선 2185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차익거래는 6억, 비차익거래는 2179억 원 매수 우위였다.

◆ 정부 정책 수혜 기대로 증권·건설株 강세

업종별로는 증권과 건설이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로 1~2%씩 올랐다. 증권주 가운데는 SK증권이 10%, 현대증권이 9% 이상 뛰었다. 삼환기업과 경남기업, 금호산업 등이 건설주 중에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네이버가 3%넘게 떨어졌다. 현대차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주도 환율 하락 탓에 일제히 밀렸다. 롯데쇼핑을 비롯한 롯데그룹주는 지분구조 개편 호재에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438개 종목이 상승했고 399개 종목은 하락했다. 거래량은 3억4533만 주, 거래대금은 4조4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는 내내 상승세를 유지하다 막판에 하락 반전했다. 전날보다 1.79포인트(0.32%) 내려 564.14를 기록했다. 개인이 333억 원을 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264억 원 어치를 매도했다. 기관은 2억 원 매수 우위.

팜스웰바이오를 비롯해 7개 종목이 상한가를 쳤고 위지트는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아이씨디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대규모 공급계약 소식에 4% 가까이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0원(0.07%) 내린 102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