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고 베끼고…벤처 밥그릇 뺏는 官
서울교육청은 바로풀기·아이엠스쿨 모방
우버는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부르면 일반인이 모는 고급 자동차가 와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다. 이는 택시 면허가 없는 일반 운전자가 돈을 받고 손님을 태우는 걸 금지하는 현행법 위반이란 시비가 붙어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자체 택시 중개 서비스 앱을 내놓겠다는 발상에 대해선 정보기술(IT)업계의 반발이 크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법적인 문제만 해결하면 민간이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서울시가 나서서 빼앗는 꼴”이라며 “이래선 창조경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스타트업의 밥그릇을 빼앗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타트업인 아이앤컴바인은 모르는 수학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다른 사람이 푸는 방법을 알려주는 ‘바로풀기’ 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앱이 인기를 얻자 서울교육청은 ‘꿀박사’라는 비슷한 앱을 내놓았다. 더 큰 문제는 꿀박사 앱에서 질문에 답변하면 봉사활동 점수로 인정해주는 데 비해 바로풀기 앱에서의 활동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아이엠컴퍼니의 학교 알림장 서비스 ‘아이엠스쿨’을 사실상 베껴 ‘학교쏙’이라는 앱도 내놓았다. 일선 학교엔 학교쏙 앱을 사용하도록 권고해 아이엠스쿨의 시장을 빼앗고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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