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철 사장(오른쪽)이 박철영 상무와 함께 광케이블 압출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최성국 기자
박인철 사장(오른쪽)이 박철영 상무와 함께 광케이블 압출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최성국 기자
광주광역시 대촌동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광케이블전문 제조업체 글로벌광통신의 박인철 사장 명함은 회사 영문표기인 ‘GOC’와 함께 해외 투자법인회사 이름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PT.INTI-GOC’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인 ‘INTI’와 손잡고 세운 현지 합작회사이고 ‘HZ-GOC’는 2년 전 중국 항저우의 연매출 2조원 규모 광통신업체 부춘강유한회사와 공동 설립한 광케이블 생산업체다.

명함엔 또 회사가 100% 투자한 인도네시아 현지 마케팅업체 PT.GOCI, 광통신부품인 스플리터를 생산하는 광주의 P-CUBE(주) 등도 인쇄돼 있다.

○해외 돌파구로 경영위기 타개

박 사장의 명함이 ‘글로벌화’한 건 2년 전부터다. 이전의 ‘글로벌광통신’ 명함을 가지고 다니던 당시 회사는 위기였다. 유럽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라앉지 않았고 광통신산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침체에 빠졌다. 2001년 3월 설립 이후 매년 두 배가량 성장하던 매출은 190억원대에서 2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해 32억원의 적자를 냈다.

LG산전 등에서 영업맨으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해 35% 지분투자로 설립한 중국 항저우의 HZ-GOC는 광케이블과 광분배기인 스플리터를 생산, 중국과 인근 동남아 시장을 개척했다.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와 손을 잡은 덕에 주문이 쏟아졌다. 75% 지분투자한 인도네시아 INTI-GOC는 반둥에 월 5000㎞의 광케이블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준공해 지난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지화 전략 결실

박 사장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은 최근 광통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뜨고 있는 시장”이라며 “세계 광통신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만큼 시장의 벽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글로벌광통신은 인도네시아 공장 가동을 위해 지난해 현지 엔지니어 5명에 이어 추가로 6명을 뽑아 광주에서 기술연수 중이다.

광주 본사직원 85명 중 연구인력은 9명으로 10%가 넘는다. 이들의 왕성한 연구력이 회사가 광케이블 분야에서만 20여개의 제작기술을 보유하게 된 원천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전 차량에 부착하는 무선정보인식기술인 전자태크(RFID)를 개발해 면세유 부정 주유에 따른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의 적자 누적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큰 힘을 보탰다.

○세계 10위권 목표

해외 진출이 순풍을 타면서 회사는 지난해 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0억원으로 잡았다.

박 사장은 “국내 광통신시장은 2012년 이후 정체 상태”라며 “기존 구리선에서 광통신선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동남아와 남미 유럽시장에서 향후 2~3년 내에 생산공장 세 곳 정도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응용센서분야를 미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질분석센서, 무채혈 혈당계, 광트랜시버 등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스마트 가전 등의 양방향 통신 발달 속도로 볼 때 향후 5년 내 매출 3000억원 규모, 세계 10위권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먼 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