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의 반값 즉석밥이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 슈퍼 등으로 판매채널이 확대된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중순 출시한 반값 즉석밥 4종을 오는 16일부터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시작으로, 이달 말부터는 롯데슈퍼에서도 동시 판매한다고 15일 밝혔다.

롯데마트 즉석밥은 출시 82일만에 100만개(낱개 기준) 판매를 돌파할 정도로 시장 호응이 좋다. 지난 10일까지 103만7000여개가 팔렸다.

이 같은 판매량은 하루 1만 2000개 이상이 팔리는 실적이며 업계 1위인 CJ 햇반 판매량의 80% 이상(81.0%)을 차지하는 것으로, 롯데마트 즉석밥이 단 4종류만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업계 1위를 넘볼 수도 있는 수치다.

이 같은 인기 돌풍에 힘입어 이달 16일부터는 세븐일레븐, 이달 말부터는 롯데슈퍼에서도 동시 판매가 진행된다. 가격은 업태별로 다르다.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편의점, 슈퍼 등으로 판매 채널이 확대된 첫 사례다.

일반적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포함한 특정 유통업체의 단독 상품이 다른 유통채널로 진출하는 것은 사전에 공동 판매를 목적으로 협의가 완료됐거나 구매력을 키우기 위해 사전 기획에서부터 공동 소싱 형태를 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롯데마트는 사전 협의를 통해 롯데슈퍼와 ‘초이스엘’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롯데마트에서 선보인 ‘트루아젤(Trois L) 와인’ 시리즈의 경우 기획 단계에서부터 타 유통채널의 MD(상품기획자)가 함께 참여해 공동 소싱하는 사례로, 해당 와인은 현재 백화점, 슈퍼 등에서 함께 판매되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공동 소싱 사례가 아닌 소비자 인기에 힘입어 판매 채널이 확대된 적은 반값 즉석밥이 처음으로, 쌀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지역 농협에서도 이번 판매 채널 확대로 인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롯데마트 즉석밥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유명 브랜드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은 물론이고 매장에서 실제 판매되고 있는 쌀을 원료로 해, 품종과 산지를 확인 가능하도록 바꾸는 등 즉석밥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기 때문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롯데마트가 즉석밥 제조 물량까지 합쳐서 산지 농협의 쌀을 구매하기 때문에 원가는 낮아지는 한편 농민은 기존 롯데마트 납품분보다 최대 2배 가량 많은 물량을 판매할 수 있어 추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중소 제조업체인 ‘한국바이오플랜트’의 국산 설비를 통해 제조돼 중소 제조업체와의 동반성장을 꾀할 수 있고, 별도의 마케팅 비용도 들지 않아, 시중가 대비 반값 가격이 탄생할 수 있었다.

‘햇쌀 한공기 즉석밥(210g*6입)’의 개당 가격은 600원(롯데마트 정상판매가 기준)으로 즉석밥의 대표격인 CJ 햇반(210g*8입)’의 개당 가격인 1269원(롯데마트 정상판매가 기준)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천쌀 즉석밥’, ‘고시히카리 즉석밥’ 등 프리미엄급 즉석밥 상품도 일반 브랜드 상품의 프리미엄급과 비교했을 때 30% 이상 저렴한 수준으로 출시되면서 ‘반값 즉석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유명 브랜드 상품은 산지 구분 없이 ‘멥쌀’이라는 표기만 하고 있는 것에 비해, 롯데마트 즉석밥은 원료 쌀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산지 및 품종 확인이 가능해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즉석밥을 생산하는 ‘한국바이오플랜트’의 경우 지난 3월, 롯데마트로부터 2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 선급금을 지원받아 생산 물량을 2배 이상 늘렸다. 또한 롯데마트 납품 이후 쌀 생산자 단체나 일반 제조업체로부터 즉석밥 생산 의뢰 및 기계 설비 도입 문의를 받는 등 중소 제조업체로서 시장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남창희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반값 즉석밥의 경우 대중적인 인기를 통해 판매 채널을 넓힌 첫 사례"라며 "향후 다양한 산지의 쌀을 즉석밥으로 추가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