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체제가 출범했다. 김 대표는 물론 4명의 최고위원들 모두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을 것이다. 2년의 임기는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당장은 7·30 재보선이 당면과제겠지만, 그 이후엔 2016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때까지 별다른 정치 일정도 없다. 제대로 일할 의지만 있다면 시간은 충분하다. 이번 주엔 박근혜 정부 2기 내각도 출범한다. 국정의 중심을 다잡고,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려면 여느 때보다 당·정·청 협력이 절실하다. 새 지도부의 책무와 소임이 특히 막중하다.

그렇지만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집권 여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따갑다. 새누리당 새 지도부는 뼈를 깎는 혁신으로 새 출발 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정체성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이념과 철학, 곧 가치를 파는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보수정당을 자임하면서도 그에 부합하는 명확한 가치와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집권 여당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의지도, 역량도 없다는 비판이 지지층으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문창극 인사파동은 무책임·무소신의 절정이었다. 집권 여당은 어디에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잇따르는 소위 집토끼들의 이별 선언은 중대한 이반의 징후였다.

새누리당은 뼛속까지 달라져야 한다. 기득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웰빙정당을 탈피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 새누리당이 스스로 환골탈태해야 규제 개혁, 공기업 개혁, 관피아 척결 같은 국가개조도 가능하다. 당·정·청 협력 강화 역시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새누리당의 변화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하려면 경제를 망치는 정치를 버리고 경제를 살리는 정치로 가야 한다. 경제가 없으면 정당도 없고 정치도 없다는 각오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대한민국이 기로에 서 있다. 2016년부터 생산인구가 줄어들면 경제는 1995년 이후 일본식의 대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다. 기회가 많지 않다. 정치가 국민을 이끄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이 풍토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