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4대강 거짓 선동, 그만 멈춰라
4대강 사업을 반대해온 환경단체가 또다시 선동에 나섰다. 처음에는 지난해보다 40일 일찍 시작된 낙동강 녹조현상을 문제 삼았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큰빗이끼벌레라는 새로운 이슈를 들고 나왔다.

낙동강 유역에는 5, 6월에 극심한 가뭄이 왔다. 대구기상대 자료를 보면 두 달 동안 52.6㎜ 비가 왔는데, 이는 사업 직전 2009년 두 달 강우량(240.7㎜)의 22%에 불과하고, 가뭄이 심했던 2012년(135.7㎜)과 2013년(133.6㎜)의 40%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 자료는 녹조가 빨리 온 이유를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발생 원인이 보가 아니라 가뭄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해줬다.

녹조에서 기대할 것이 없자 지난해까지 언급조차 없던 큰빗이끼벌레라는 이름도 생소한 무척추동물을 찾아냈다. 보로 인해 수질이 나빠져 4대강에 괴생물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4대강 보에서 이 벌레를 찾으러 다녔다. 찾은 것은 많지 않지만 일부 언론은 마치 창궐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미국이 원산지인 외래종으로 20년 전부터 한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1990년대 이후부터 4대강에서 관찰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충북 옥천 보청천, 강원 춘천 공지천 등 4대강 사업과 무관한 곳에서 더 많이 살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현재는 다소 식상한 이슈가 돼버렸다. 환경단체 주장대로 수질이 나쁜 곳에서만 사는 것도 아니다.

환경부는 “큰빗이끼벌레는 독성이 없고 오염된 수역뿐만 아니라 청정수역에서도 출현한다”고 밝히고 있다. 생물학적으로도 산소호흡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오염이 심한 곳에는 살 수가 없다. 또한 4대강 사업으로 확실한 수질개선이 입증됐는데 수질이 나빠져 나타났다는 것은 도가 지나친 거짓말이다.

외래종이라고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토종의 서식처를 파괴할 때 문제가 된다. 코스모스, 아카시아 등도 원산지는 외국이지만 우리 생태계에 조화롭게 정착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큰빗이끼벌레가 생태계에 크게 유해하지 않다고 말한다. 원산지인 미국에서 나온 문헌도 비슷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맑은 강에서도 살고 유기물을 먹어치워 수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있으며, 유럽·아시아 등으로 이주해 번성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종합해 보면 세계 곳곳에서 사는 수생태계 청소 동물인 셈이다.

환경단체는 지난해 태국까지 가서 우리 물산업수출을 방해하고,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고여 있는 호숫물이 흐르는 강물보다 훨씬 깨끗하다는 것이 세계적인 현상임에도 ‘고인 물은 썩는다’를 주문처럼 외우고, 멀쩡한 보를 두고 “무너진다”, 확실한 수질개선 증거에도 “나빠졌다” 등 허위 사실을 남발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환경을 빌미로 반핵·반개발·반산업화를 외쳐왔다. 바닷새와 비행기가 충돌한다고 인천공항 건설을 반대하고, 도롱뇽 죽는다고 경부고속철도를 반대하고, 백합조개 죽는다고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등 각종 국책 사업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런 반대가 결코 환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한국은 현재 에너지 97%, 식량 40%, 광물자원 90%, 목재 99%를 수입하고 있다. 경제력이 없어 수입이 중단되면 우리 국토는 일시에 초토화된다. 이것은 북한의 참혹한 환경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북한은 매년 서울 면적 두 배의 산림이 난방용으로 사라지고 있으며, 2005년 세계 환경지속성 평가에서 146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제 우리 국민은 이 땅에서 가난을 몰아내고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산업역군이야말로 환경을 지킨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더 이상 거짓 선동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박석순 < 이화여대 교수, 前국립환경과학원장 ssp@ewh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