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이 무인기(드론)를 이용한 택배 서비스의 상용화를 공식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서한을 보내 무인기 택배 서비스의 시험운용 허가를 요청했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아마존은 대외 정책을 담당하는 폴 마이스너 부회장 명의의 서한에서 자사의 연구·개발센터가 위치한 미국 서부 시애틀 인근 지역에서 무인기 택배 서비스의 시험운용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했다.

아마존은 서한에서 "소비자들은 아마존이 추진하는 무인기 택배 서비스, '프라임 에어'에 만족할 것"이라며 "프라임 에어 서비스가 상용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무인기의 상업적 이용이 엄격하게 제한돼있다. 다만 연방항공청은 지난 6월10일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처음으로 무인기를 활용해 석유탐사 등을 할 수 있도록 상업적 이용을 허가했다.

아마존은 이 사례를 지목해 아마존에도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무인기 활용은 일단 아마존이 보유한 사유지에서만 이뤄질 것이며, 비행금지구역이나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활용하지 않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무인기의 상업적 활용을 연방정부에 요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아마존의 주가는 무려 5%가량 치솟아 주당 344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부터 '드론'을 활용해 최대 16km 지점 까지 물건을 배송하는 아마존 프라임 에어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드론'으로 책이나 생활용품 등 2.3kg 이내 무게의 화물은 모두 운송할 수 있다.

◆ 아마존 '무인기 30분 택배'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드론을 적용할 수 있을까? 아파트 단지 위주의 주거형태 등으로 볼때 무인기 택배는 한국 실정에 맞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특히 전문가들은 각종 정부의 규제가 최종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삼성이 아마존과 같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물건을 드론으로 배송한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서적 판매는 금지된다. 중소기업적합업종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선 항공운송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드론 조정을 위한 전파 활용은 방송통신위원회 허가를 받아야 하고, 소방청에서 안전에 대한 점검을 받아야 한다. 더욱이 노동조합에서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불매운동이 일어날 일이다"

권태신 원장은 "전세계는 융복합 산업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규제에 막혀 아무것도 못하는 지경"이라며 "구글이 자동차를 만들고 아마존은 비행기 회사가 돼 가고 있는 데 우리나라 기업이 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미국 법조계와 소매업계에서도 아마존의 무인기 택배가 현실화하면 무인기 정보 해킹이나 배송품의 도난·분실, 보행자 안전 위협 등의 문제가 있다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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