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보리밥·비단멍게…맛을 그리다
1974년 한국일보 신인만화 공모전에 ‘집을 찾아서’가 당선돼 공식 데뷔한 허영만 화백. 데뷔 40년이 지난 지금도 묵직한 취재가방과 빼곡한 메모 노트를 들고 현장을 누빈다. 2001년부터 10년 동안 펴낸 27권의 《식객》시리즈(김영사)가 350만명의 독자를 감동시킨 데 이어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된 건 그런 결과다.

허 화백이 3권의 《식객Ⅱ》를 출간해 《식객》시리즈를 총 30권으로 마감했다. 전국 곳곳에 발자취를 남기며 한국의 맛을 찾아나선 그는 음식을 함께 먹는 사람에게서 진정한 맛이 우러난다며 그리움과 사랑, 사람을 세 권의 책에 담았다. 1권 ‘그리움을 맛보다’에는 대구내장젓과 김해 뒷고기, 된장찌개, 아이들이 채소를 먹지 않는 이유, 보리밥 한 그릇의 이야기가, 2권 ‘사랑을 만들다’에는 갑오징어, 비빔국수, 오이소박이, 비단멍게, 가을 한방음료 이야기가 담겨 있다. 3권 ‘사람을 만나다’에선 전어무침, 육회, 흑돼지구이, 어묵과 오뎅을 다뤘다.

《식객Ⅱ》는 이전에 나온《식객》과는 만화 주인공과 무대, 소재와 내용 구성을 모두 달리했다. 《식객》이 식재료와 음식 중심으로 펼쳐진 요리의 향연이라면 《식객Ⅱ》는 그리움과 사랑을 매개로 한 휴먼 드라마다. 허 화백은 후기에서 “우리 앞에는 항상 음식이 있었고 음식 주위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취재는 고통이 아니라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