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물 좋은 나라의 물고기 이야기
영화 제목으로 쓰이면서 유명해진 토종 물고기 쉬리의 학명은 ‘코레오 레우시스쿠스 스플렌디더스’다. ‘아름다운 한국의 황어’라는 뜻. 쉬리의 옆구리에 있는 화사한 줄무늬를 보고 지은 이름이다. 쉬리의 이름은 지방마다 달라서 여울각시, 여울치, 연애각시, 딸치, 기생피리 등 다양한데 특별히 ‘여울’이 들어간 것은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여울 바닥에 살기 때문이다.

《김익수 교수의 내가 사랑한 우리 물고기》는 세계적 어류학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우리 물고기 이야기다. 저자는 참종개, 왕종개, 부안종개 등 18종의 새로운 토종 민물고기를 발견해 자신의 이름을 딴 학명을 붙인 세계적인 어류학자다. 책에는 산란기가 되면 꺽지의 산란장에 몰래 알을 낳기 위해 치열한 눈치 작전을 펴는 감돌고기, 물고기는 안전한 곳에 알을 낳고 조개는 먼 곳까지 자손을 퍼뜨리는 민물조개와 각시붕어의 환상적 콤비플레이, 부성애를 가진 싸움꾼 버들붕어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책 출간과 함께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살아 있는 토종 물고기 30여종을 직접 볼 수 있는 ‘한국 고유종 물고기 전시회’도 열고 있다. 김 교수는 오는 9월 《한국 미꾸리상과 어류 연구》라는 학술서도 낼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